▲지난 1987년 6월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1987>이 개봉했다.영화 <1987> 영화를 만든 감독은 이렇게 이야기한다. "많은 사람들이 용기를 내서 무언가를 성취하고 쟁취한 때가 있었다. 1987년을 살았던 사람들을 통해, 팍팍하고 갑갑한 이 세상에서 용기와 희망을 얻어가길 바란다"
신영근
또한, 당시 서울대생 박종철의 고문으로 사망한 일까지 폭로됨으로써 정국은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요동치고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그렇게 시작된 집회는 학교의 수업거부와 시험거부로 이어졌으며, 매일같이 학교 민주광장에 모여 집회와 함께 시내로 진출하여 격렬한 집회를 이어갔다. 아침 학교에 가면 16개 단과대학별로 모여 약식집회를 가진 후 민주광장으로 향한다.
학교 민주광장에서 결의를 다진 학생들은 시내로 진출해 자정이 될 때까지 온몸에 최루탄을 맞아가며 '호헌철폐, 독재타도'를 외쳤다. 이렇게 전국적인 시위가 벌어지면서 필자는 '별일 없느냐'는 고향에 있는 할아버지의 전화를 받기도 했다.치열하게 전개되던 6월항쟁 속에서 연세대생 이한열 열사가 학교 앞 시위에서 최루탄에 맞아 사망하는 일이 발생하는 등 시위는 더욱더 격렬해졌다. 치열하게 전개됐던 6월 항쟁은 한 달여가 지나고, 같은 달 29일 '직선제 개헌'을 포함해 야당과 재야 세력이 주장해온 민주화를 위한 요구를 수용하며 6·29 선언을 발표한다.여기까지가 필자가 17학번인 아들에게 전한 1987년 이야기다.
필자의 인생에서 치열했던 지난 1987년을 다시 되돌아보는 영화 <1987>이 개봉했다는 소식에, 영화를 봐야 할지 말아야 할지 많이 망설였다. 당시 6월 항쟁으로 인해 숱한 구속과 탄압을 받았던, 선·후배들의 기억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2017년 마지막 날인 지난해 12월 31일 자정 필자는 17학번의 아들의 함께 영화 <1987>를 관람했다. 영화 중 경찰이 학번을 묻는 질문에 나도 모르게 학번을 이야기할 뻔했다. 당연히 그런 경험이 있기에 영화 내내 긴장감을 갖고 보게 됐다.
영화는 당시 박종철의 고문치사사건으로 시작된다. 고문치사를 은폐하고, 수사를 축소하는 등 진실을 왜곡했던 30년 전 그날을 그린 것이다. 억울한 대학생의 죽음이 6월항쟁의 기폭제가 되어 '호헌철폐, 독재타도'를 외치고, 민주주의의 이념과 제도가 뿌리내리는 결정적 계기가 되었다.
영화를 보는 내내 1987년 현장에서 우리나라의 민주화를 위한 시위에 참여했던 대학생은, 30년이 지난 지금 17학번인 아들에게 당시 울컥했던 감정과 상황을 떠올리며 이야기를 나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