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광장 촛불광화문광장에서 처음엔 길어야 1달 정도를 예상하고 노숙을 시작했다. 거의 1달이 다 될 무렵인 2016년 12월 9일 민족미술협회와 함께 대형 촛불조형물을 세우는 활동에 참여하게 됐다. 조형적인 분야는 작가들이 잘 하지만 현장에서 건축과 같은 방식으로 하는 작업은 그들로서는 난감한 모양이었다. 이순신장군동상 앞에 있던 무대를 뒤로 이동하는 작업에 손을 보태고 난 뒤 처음엔 도로 옆에 내려놓은 파이프들을 옮기는데 도움이 필요하다고 해서 거들었다. 곧장 작업을 하는데 “왜 사람들이 아직도 안 나와”라며 어떻게 조립을 할지 망설이는 모습을 보고 함께 조립을 시작하게 됐다. 광화문미술행동과의 활동 참여는 이렇게 시작됐다.
정덕수
그런데 이 촛불에 대한 글을 쓸 때 텐트촌(훗날 백기완 선생님께서 이 '광화문캠핑촌'을 "'광화문채알마을'로 하라"고 하셨었다는 말씀을 했다. 여기에서 채알은 어느 지역인가의 방언으로 보인다. 실제로는 '차일'이 표준어로 전국적으로 널리 쓰이던 말이다.)에 난입해 폭력과 폭언을 퍼붓던 수구세력들 탓에 기사로 올리는 작업이 늦어졌다.
하기야 "캠프촌에 노인들이 이른 시간부터 엄청 모여드네요. 촌민 여러분 텐트촌으로 집결해 주세요. 천막을 들춰보고 이상합니다. 텐트촌 촌민들 급히 앞마당 집결 부탁합니다"란 다급한 유홍희씨의 텔레그램 단체 대화방 메시지를 받고 달려가 1시간 반 이상 대치한 결과로
<"저 XX 이빨 부러뜨려…" '애국'노인들의 민낯>란 기사 하나가 더 오마이뉴스에 오르게 되었다. 이 기사 또한 조회수와 추천, 공유, 독자원고료까지 4개 부분에 상위에 올랐다.
촛불은 진화한다. "촛불은 촛불일 뿐 결국 바람 불면 다 꺼지게 돼 있다. 민심은 언제든 변한다"는 강원도 춘천시를 지역구를 한 국회의원 김진태의 경솔한 말이 불씨가 되어 바람에도 절대 꺼지지 않는 LED촛불이 대세를 이뤘고, 이제 청와대에서도 광장을 보면 밤마다 환하게 빛날 초대형 촛불이 등장했다.촛불 안에는 304개의 풍선에 2014년에 발생한 4·16희생자의 이름을 기록해 넣기로 했다. 그리고 12월 10일 탄핵 가결을 기념하여 풍선을 하늘로 날리는 행사를 진행한다. 이 대형촛불을 밝히는 작업은 이제까지 광장에 함께한 모든 "위대한 시민"들을 위한 작업이다. "나하나 쯤이야 하는 생각을 떨친 나 하나라도"에서 시작한 행동하는 마음들이 밝힌 촛불이 시민혁명의 횃불로 일어났다.광장에 촛불 밝히며
우리가 들었다 촛불을우리가 외친다 민주주의를99%의 염원이 타 오른다듣고도 믿기지 않던 흉흉한 말들허리춤 졸라 묶고 견뎌 온 고단한 삶이참던 분노 함성으로 하늘 가득히 울린다빈자리 가득 채워 앞으로 나갈 때그 강물 무엇으로 막을 수 있던가때는 이미 되었고염원은 언 땅 녹이는 불길 되어한 치의 빈틈없이 번져나가리진달래 봄 동산에 희망을 피우자4월 산하에 꽃바람 부는 날얼싸안고 함께 외칠 한 마디"민주주의의 완성!"진실의 거울로 거짓을 지우고빛으로 어둠을 닦아 외칠 한 마디"민주주의의 완성!"- 오마이뉴스 기사 <청와대에서도 보이는 대형초 밝혔다> 중에서이 기사를 쓸 때 처음 썼던 글이 어찌된 영문인지 사라졌다. 노트북을 텐트촌 맞은편에 있는 할리스 커피숍 2층 창가 테이블에 그대로 두고 광장에 다녀왔을 때, 글을 작성하던 문서 자체를 찾을 수 없고 화면에서도 사라져 새로 써야 했다. 그런 까닭에 정작 중요한 부분이 빠진 상태로 기사로 낼 수밖에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