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 되서야 비로소 휴식을 갖게 되는 서해바다.
김종성
여름철 피서 인파에 시달렸던 모래사장이며 바닷가는 겨울이 돼서야 비로소 편안하게 휴식을 취하는 듯 보였다. 해변 모래언덕에 사는 솔숲에 서면 바다에서 불어오는 파도소리가 숲속에 울려 퍼진다. 서해 바닷가 본연의 아름다움이 이제야 한껏 빛을 발하고 있었다. 가슴을 열고 순정한 바다와 직접 마주하는 경험, 겨울바다를 찾는 이유다.
찾는 이 없는 겨울바다에서 기분 좋은 고립감과 고요함을 제대로 느꼈다. 잔잔하고 부드러운 태안 해변을 거닐며 온전히 나만의 시간에 빠져들 수 있었다. 겨울 여행은 되도록 혼자, 아니면 오래된 친구 한 명과 함께 떠나는 것이 적당하지 싶다. 겨울철 여행은 다른 계절과 사뭇 다르다. 사람을 사색하게 만드는 여행이 있다면, 그때의 여행이란 아마도 겨울 여행이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