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덕현 대표
유혜준
[대한민국 와인기행] 충북 영동 컨츄리 와인에 가다 ①에서 이어집니다.컨츄리 와인에는 다른 와이너리에 없는 한 가지가 더 있다. 바로 저온살균기다. 컨츄리 와인은 '자연주의 와인'을 만든다. 와인을 제조할 때 와인 산화와 변질을 막는 무수아황산과 솔빈산 등을 첨가하는데, 컨츄리 와인은 그걸 사용하지 않기 때문이다.
대신 저온 살균 과정을 거친다. 와인을 병입한 뒤 73도의 더운 물에 와인을 담가 30분 동안 살균을 하는 것이다. 살균이 끝나면 코르크 마개로 와인 병을 닫고 냉각시킨다.
설명은 간단하지만 와인 양조과정은 간단하지 않다. 초파리를 비롯한 온갖 오염원으로부터 와인을 지키기 위한 컨츄리 와인만의 지난한 전쟁이 시작되기 때문이다. 자칫하면 힘겹게 제조한 와인이 한순간에 변질될 수 있으므로 섬세한 손길과 노력, 시간이 더 많이 필요하다.
김 대표는 최소한의 손길로 최대의 효율을 뽑아내려고 노력한다지만, 실제로는 다른 와이너리보다 와인 생산에 시간을 많이 할애할 수밖에 없는 시스템이다.
"포도 수확이 시작되면 새벽 이른 시간에 포도를 으깨는 작업을 합니다. 늦가을에는 한낮에도 덥고 햇빛이 뜨겁잖아요. 그래서 이른 시간에 포도 파쇄 작업을 하는 거죠. 초파리나 공기 중의 다른 오염원을 차단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아황산을 기준치 이하로 사용하면 문제가 없다는 와인양조 전문가들의 조언하지만, 컨츄리 와인은 다른 와인과의 차별화를 위해 쉽지 않은 길을 가기로 결정했다고 한다.
김마정씨는 "아황산을 사용하면 와인양조나 관리가 훨씬 수월한 것은 아는데, 우리 집만의 원칙으로 삼아 고집을 부리는 것"이라면서 활짝 웃는다.
저온살균 과정은 시간이 많이 걸리는 작업이다. 전부 수작업을 거치기 때문이다. 저온살균은 한꺼번에 많이 할 수 없다는 단점도 있다. 1회에 40병 정도밖에 못 한다. 30분씩 70도로 저온살균을 한 뒤, 다시 와인을 냉각시키는 과정을 거치고 병뚜껑을 닫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