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북몰이' 논란에 휩싸여 끝내 강제퇴거 처분을 받고 출국길에 나선 신은미 시민기자. 사진은 2015년 1월 10일 인천국제공항공사 로비에서 출국 심정 밝히기 앞어 힘든 표정을 짓고 있는 모습.
이희훈
2014년 11월 말, 나는 6.15 관련 단체의 초청으로 한국에서 강연을 하고 있었다. 강연의 제목은 '통일 토크콘서트'. 서울에서의 첫 강연이 끝나기가 무섭게 TV조선이 허위보도를 내놓기 시작했다. 강연에서 내가 "북한은 지상낙원"이라고 했다는 어처구니 없는 소식이었다. 이를 시작으로 채널A, MBN 등 종편은 24시간 중계방송하듯 하루도 빠짐없이 두 달 가까이 나를 향한 종북몰이 광풍을 불러 일으켰다.
나의 북한여행기는 2014년 문체부 우수문학도서로 선정됐다. 당시 문체부는 내 책 <재미동포 아줌마, 북한에 가다> 1200부를 구입해 전국의 공공도서관에 배포했다. 뿐만 아니라 통일부는 나를 섭외해 다큐멘터리를 제작, 통일부 홈페이지에도 올려놨다. 그런데 갑자기 그해 말, 나를 향해 종북몰이를 하는 게 아닌가.
종북몰이가 한창일 때, 한국 사회의 큰 뉴스 중 하나는 헌법재판소에서 진행 중이던 '통합진보당 해산'에 관한 재판이었다. 내 주변사람들은 크게 당혹해하는 내게 "통합진보당 해산 이슈를 가리기 위한 일환으로 당신을 이용하고 있다"라고 귀띔해줬다. 솔직히 나는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한 나라의 정부가 한낱 해외동포 아줌마를 그런 데 이용할까' 싶었다.
한국 정치에 무지한 나는 통합진보당이 어떤 정당인지도 잘 몰랐다. 대체 무슨 당인가 궁금해 인터넷에서 찾아 보니 서구의 기준으로 봤을 때 중도 우파 정도로 여겨졌다. 경제정책은 기껏해야 중도이며, 그 당의 민족주의 성향은 오히려 우파의 모습이었다. 어쨌든, 정부가 나서 한 나라의 정당을 해체하려 하다니 선뜻 납득이 되지 않았다.
'신은미 종북몰이'가 남긴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