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암정원에 들어앉은 옛집. 광산김씨 문숙공파의 옛집으로 지은 지 200년 됐다고.
이돈삼
돌계단을 오르자마자 만나는 고택도 멋스럽다. 왼쪽에 안채, 오른쪽은 객들이 묵어가는 사랑채로 구분돼 있다. 200년 된 옛집이다. 정원의 가운데에 다소곳이 들어앉아 있어 고택의 격을 더 높여준다. 낮은 돌담과 장독, 부엌은 물론 술과 음식을 보관하는 토굴에서도 집안의 오랜 내력이 묻어난다. 방안에는 남종화가 가득하다. 작은 미술관을 보는 듯하다.
정원의 면적은 4만3000㎡ 남짓. 여기에 200여 종의 나무가 심겨 있다. 홍가시나무, 산다화(아기동백), 백송, 철갑송, 종려나무 등 난대수가 많이 심겨 있다. 호랑가시나무, 꽝꽝나무, 감탕나무, 치자나무, 돈나무도 있다. 감나무와 소나무도 많다. 대나무밭도 있다. 정원을 둘러싼 편백 숲도 꽤 넓다.
집이 품은 정원이 아닌, 정원에 집이 살포시 들어앉은 모양새다. 고택 왼편으로는 종려나무 등 난대수가 심겨 있다. 감나무밭을 지나면 김재기 어르신의 가족묘원인 넓은 잔디동산을 만난다.
잔디동산 오른편으로는 대밭이다. 대밭을 지나면 편백숲을 만난다. 대밭과 편백숲도 빽빽하다. 한낮에도 어둑어둑할 정도다. 나무가 심어진 곳 외에는 전부 잔디로 단장돼 있다. 흡사 잔디 깔린 수목원이라도 온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