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원 문화바람 기획국장.
김경원
숭의평화시장과 문화바람의 만남 2016년 11월, 문화바람은 숭의평화시장에 입주했다. 어떤 이유였을까. 그 답을 듣기 위해 지난 13일, 숭의평화 창작공간 '문화로가게'에 갔다. 그곳에서 김경원 문화바람 기획실장을 만났다.
"작년 여름이었어요. 남구 문화예술과와 간담회를 했어요. 남구에서 추진하는 문화 사업에 대해 대화하기 위해서였죠. 그 과정에서 숭의평화시장을 봤어요. 그때 이곳에 들어와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가장 큰 이유는 공간 사용료가 무료였기 때문이었어요. 저희는 시민들이 내주신 후원금으로 운영해요. 그러다 보니 형편이 여유롭지 못하거든요. 더군다나 건물 임차료까지 내야 했고요. 그런데 임차료 없이 공간을 사용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으니 주저할 필요가 없었죠."
문화바람에는 활동가가 여럿 있다. 재정 상황이 좋지 않다 보니 활동비도 충분히 줄 수 없다. 이런 상황에서 문화바람이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은 임차료를 아끼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 이유가 전부는 아니었다. 김 기획실장이 말을 이었다.
"또 하나 이유가 있었어요. 저희가 해보고 싶었던 게 있었거든요. 문화 동네를 만드는 것이었어요. 어느 한 동네에 오래 머물면서 그곳에 말 그대로 문화라는 바람을 불어넣고 싶었죠. 여력이 안 됐기에 희망만 하던 상황이었어요. 숭의평화시장은 이걸 실현하기 딱 적당한 곳이었어요."문화동네 기획자 자처...먼저 마음 열기부터숭의평화시장은 3층 건물이다. 1층엔 상인들이 있고, 2~3층에는 주민들이 있다. 또, 남구가 마려한 공간에 들어와 창작 활동을 하는 예술가도 있다. 이들이 문화 바람이 들어오기 전에 함께 했던 일들이 있다. 외벽을 칠하고, 치맥파티를 하고, 플리마켓을 열었다. 그러나 한계도 명확했다. 새로운 프로젝트를 발굴하고 계획하고 실행할 동력이 없었던 것이다. 문화바람은 이 상황을 정확히 파악했다.
"예술가들도 넉넉하지 않은 상황에서 예술을 하기 위해 이 창작공간에 들어오신 분들이었어요. 그분들이 아무리 노력한다 해도 모든 힘을 마을 활동을 준비하고 실행하는 일에 쏟을 수는 없었죠. 우리가 그 역할을 해보자고 결심했어요. 기획자 역할을 맡기로 한 거죠."그렇게 문화바람은 숭의평화시장에 둥지를 틀었다. 그들은 주저하지 않았다. 새로운 일을 기획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먼저 해야 할 일이 있었다.
"주민들이나 상인들과 소통하고 친해지는 게 시급했어요. 여기에 워낙 사람도 없지만 대부분 어르신들이거든요. 예쁨 받으려고 노력 좀 했어요. 저희가 무엇을 하든 함께 가야 할 분들이니까요. 같이 크리스마스트리를 만들었어요. 날씨는 추웠지만, 야외공연을 열기도 했고요. 어르신들과 떡국도 나눠 먹고, 숭의평화시장을 담은 사진으로 엽서를 만들어 나눠드리기도 했어요. 그렇게 지내다 보니 조금씩 마음의 문을 열어주시더라고요."비밀의 숲에서 놀이와 모험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