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란 조각가가 그녀의 한지 조각작품 '소통' 앞에서 포즈를 쥐했다.
김희정
이천국제조각심포지엄이 국내․외 조각가들 사이에서 화제다. 국제조각심포지엄을 1998년부터 20년 째 개최해 문화와 조형예술도시의 면모를 보여줬기 때문이다.
스무 살은 그 의미가 특별하다. 세상에 첫 선을 보이고 걸음마를 떼고 십대와 청소년기를 지나 성인이 된 해다. 지난 14일 이천에 있는 작업장에서 김영란 제20회 이천국제조각심포지엄 예술감독(아래 조각가)을 만났다. 마침 이천국제조각심포지엄 평가회가 끝난 며칠 후였다.
"이천은 조각가로서 고마운 도시에요. 조각가들에게 20년 동안 지원을 한다는 게 쉽지 않거든요. 이천시민과 조각심포지엄추진위원회, 지역미술단체, 이천시의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이 있었기에 가능했죠. 특별히 2017년 심포지엄은 여느 해보다 국내는 물론 해외조각가들의 참여와 관심이 뜨거웠어요. 참여작가들은 행사에 참여하게 된 것을 자랑스러워했고요."제20회 이천국제조각심포지엄은 조각작품 제작 전 과정 공개, 조각도슨트 작품 해설 등으로 조각가와 시민이 조각작품과 예술 대해 함께 호흡하고 즐겼다는데 호평을 받았다.
인터뷰는 심포지엄에서 김영란 조각가의 작품세계로 이어졌다. '자연과 인간 사이', '떠남과 드러남', '안과 밖- 의미의 진동' 등의 주제로 철과 유리 등을 활용한 작품을 만들던 김영란 조각가는 1994년부터 한지(닥종이)에 몰두했다. 한지는 조각가에게 거리가 있는 재료이지만 오히려 그 점이 매력이고 질감이 주는 부드러움과 포근함이 이유였다.
김 작가는 사계절 자연의 변화와 일상의 사물을 접목한 한지조각 작품을 만들며 조각 실험을 거듭했다. 한지와 유리, 금속이나 나무 혹은 특정 재료에 국한하지 않고 부조와 입체미를 살린 오브제와 입체형태 등을 작품으로 표현했다. 작품 한 개가 탄생하기까지는 여러 단계의 작업 과정과 긴 시간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