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 제방과 낙동강 지류인 신반천 제방에 붙어 있는 경남 합천군 청덕면 앙진리 일대 비닐하우스 재배단지. 농민들은 최근 관정에서 물이 나오지 않아 수막재배에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는 가운데, 대한하천학회가 16일 현장의 관정의 깊이 등을 살펴보고 있다.
윤성효
낙동강 제방 옆에서 비닐하우스로 농작물을 키우는 농민들이 창녕함안보의 수문 개방으로 피해를 입었다며 주장하고 나섰다.
바로 경남 합천군 청덕면 앙진리 논에서 비닐하우스로 배추와 양상추 등을 재배하는 농민들이다. 이곳은 낙동강 제방과 그 지류인 신반천 제방을 옆에 두고 있다.
이곳에는 비닐하우스 700여동이 있다. 겨울철 기온이 내려가면서 농민들은 비닐하우스 안에 온도를 높이기 위해 주로 관정을 뚫어 지하수를 끌어올려 쓰는 '수막재배'하거나 기름을 사용하는 열풍기를 쓰기도 한다.
'수막재배'는 비닐하우스 겉면에 지하수를 살수하여 수막을 형성함으로써 보온을 가능케 하여 작물을 키우는 방법을 말한다. 관정을 뚫어 끌어올린 물의 온도가 대개 12~15℃로, 이 물을 뿌려 바깥의 차가운 공기를 차단하고 실내 온도를 높이는 것이다.
그런데 이달 중순 들어 이곳 배추와 양상추 등 비닐하우스에서 재배되는 농작물들이 동해를 입는 피해가 발생했다. 이같은 상황은 특히 새벽 시간에 더 심하다.
관정의 지하수가 나오지 않아 비닐하우스가 새벽 시간에 일정한 보온을 유지하지 못했던 것이다. 일부 농작물은 얼었다 녹았다는 반복하면서, 끝 부분이 말라 들어가는 현상까지 발생했다.
특히 양상추의 경우 농민들은 평창동계올림픽을 겨냥해 출하할 예정이었는데, 이같은 현상으로 상품성이 떨어졌다며 억울해 한다.
이곳에 관정은 200개 정도다. 농민들은 대개 지하 35m 안팎이거나 100m 안팎까지 관정을 파서 지하수를 끌어올려 수막재배에 사용해 왔다. 대개 비닐하우스 4~5동에 관정 1개가 설치돼 있다.
농민들은 낙동강 창녕함안보의 수문 개방 이후 지하수위가 내려가면서 관정에서 물이 나오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곳은 창녕함안보 상류, 합천창녕보 하류에 있다.
정부는 '4대강사업 보 모니터링'을 위해 지난 11월 13일부터 창녕함안보 수위를 5m(관리수위)에서 2.2m(개방수위, 수위차 2.8m)로 낮추고 있다. 이곳 농민들이 피해를 주장하면서 한국수자원공사는 최근 창녕함안보에 대한 수문 개방을 일시 중단했다.
농민들은 "낙동강 수위를 내리게 되니까 지하수 수위가 낮아졌고, 그래서 농민들이 피해를 입게 되었다. 우리 보고 죽으라는 말이냐"며 "지하수가 나오지 않으니까 계속 모터를 돌리는 바람에 고장이 나기도 한다. 정부가 보상 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라 말했다.
농민들은 "보 수위가 4.8m 정도면 농사에 지장이 없다. 더 내려 가니까 피해를 입는 것이다. 우리가 볼 때 수위가 3.3m 정도 내려가니까 피해가 발생하는 것 같다"며 "물이 나오지 않을까 걱정이 되어서 밤에 잠을 잘 수가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