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구성원 축하 받으며 출근하는 최승호-강지웅지난 2012년 MBC 파업을 이끌었다는 이유로 해고됐다 복직한 최승호 신임 사장, 강지웅 PD가 11일 오전 서울 마포구 MBC 사옥에서 구성원들의 축하를 받으며 첫 출근하고 있다.
유성호
최승호 사장은 8일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국민의 신뢰를 다시 회복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를 위해 가장 먼저 뉴스와 시사프로그램을 바로 세우겠다고 강조했다. 신뢰 회복을 위해 무엇보다 뉴스와 시사프로그램의 정상화가 시급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인사 개편의 당위도 역설했다. 그는 인적 쇄신 작업을 통해 권한남용과 부패 사건에 연루된 인사들에게 응분의 책임을 묻고 조직을 새롭게 재편하겠다고 밝혔다.
그날 오후, 최승호 사장은 보도국 인사를 전격 단행했다. 비제작부서인 인천총국에 근무하던 한정우 기자가 보도국장에, 통일방송연구소 소속의 도인태 기자가 보도국 부국장에 임명되는 등 정치부·경제부·사회부·국제부 등 보도국 내 주요부서의 인사조치가 이루어졌다. 관심을 모았던 <뉴스데스크>의 이상현 기자와 배현진 앵커 역시 면보직됐다. <뉴스데스크>는 후임자가 정해질 때까지 당분간 김수지(주중)·엄주원 아나운서(주말)가 진행할 예정이다.
이번 인사는 전임 사장이었던 '김장겸 체제'의 흔적 지우기라는 평가다. 김장겸 전 사장이 중용했던 인사들 대부분이 보도국에서 물러난 반면 2012년 총파업 이후 부당 인사조치를 당했던 인물들이 보도국에 전진 배치됐다. 보도국은 뉴스제작을 총괄하는 저널리즘의 요람과도 같은 곳이다. 그런 면에서 출근 첫날 보도국 인사를 단행했다는 것은 의미하는 바가 아주 남다르다고 할 것이다. MBC를 정상화시키겠다는 최승호 사장의 의지가 강력하게 표출된 것으로 해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저희 MBC는 신임 최승호 사장의 취임에 맞춰, 오늘부터 뉴스데스크 앵커를 교체하고 당분간 뉴스를 임시체제로 진행합니다. 저희들은 재정비 기간 동안 MBC 보도가 시청자 여러분께 남긴 상처들을 거듭 되새기며, 철저히 반성하는 시간을 갖겠습니다. 치밀한 준비를 거쳐 빠른 시일 안에 정확하고 겸손하고 따뜻한 뉴스데스크로 시청자 여러분께 다시 인사드리겠습니다."8일 저녁 <MBC 뉴스데스크>의 오프닝은 여느 때와는 달랐다. 이날 방송은 임시 앵커를 맡고 있는 김수지 아나운서의 사과문으로 시작됐다. 비슷한 시간대, 'MBC 뉴스데스크'는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 순위 1위에 올랐다. 관련 기사에는 MBC를 응원하는 댓글들이 춤을 췄고, 페이스북과 트위터에는 'MBC 뉴스를 시청하고 있다'는 실시간 반응들이 연이어 올라오기도 했다. 최승호 사장 취임과 맞물려 MBC에 대한 기대와 관심이 급상승하고 있다는 방증일 것이다.
보수정권 9년 동안 언론의 공적 기능이 심각하게 훼손됐다는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는 사실이다. JTBC가 상대적으로 돋보일 수 있었던 배경이었을 것이다. 저널리즘의 본질을 망각한 주류언론의 행태가 짙어지면 짙어질수록 '역설적'으로, 언론의 본분에 충실했던 JTBC가 빛이 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같은 언론 환경이 재편될 가능성이 아주 높아졌다.
MBC 정상화는 사회적·공적 책무를 방기해온 주류언론의 생태 변화가 시작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달리 말하면 JTBC의 아성을 위협할 강력한 경쟁상대가 등장했다는 뜻이다. 독보적인 활약을 보여온 JTBC가 긴장(?)해야 할 순간이 찾아온 것인지도 모르겠다. 권력을 견제하고 사회의 부조리를 감시하는 언론의 치열한 탐사보도 경쟁이 '마침내' 시작되려는 모양이다. 시청자가 눈 빠지도록 기다려왔던, 바로 그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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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 달라진 MBC, 손석희 사장님 긴장하셔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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