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을 지는 태안 앞바다. 서핑보드 타는 사람들
최상관
10년의 산고 끝, 다시 태어난 생명의 바다제법 쌀쌀한 늦가을의 날씨인데도 적지 않은 인파가 태안 앞바다에 모였다. 가족과 친구, 연인들이 백사장을 걸으며 노을을 즐기고 있었다. 서핑보드를 타는 무리들도 눈에 들어왔다. 어림잡아 30여 명은 돼보였다.
서핑보드를 옆에 두고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있던 대전에서 온 김창섭(35)씨는 매년 바다를 찾는 서핑보드 매니아다. 그는 작년까지만 해도 동해에서 서핑을 즐겼다. 이번에는 만리포를 찾았다. 걱정되지 않았냐는 질문에 그는 "걱정이 없지는 않았어요. 막상 와보니 동해바다라고 해도 믿을 정도로 바다색깔이 맑고 푸르네요. 거리도 가까우니 앞으로는 자주 올 생각입니다"라며 기쁘게 말했다.
태안 앞바다와의 10년 만의 조우, 그 반가운 만남을 뒤로하고 서울로 떠날 시간. 검은 기름띠의 파도, 모래에 검게 묻어나오던 기름덩어리, 아무 것도 살지 않는 죽음의 바다. 그 후 10년이 지난 지금 태안 앞바다는 달라졌다. 백사장에 부서지는 하얀 파도, 붉은 노을과 잘 어울리는 푸르름이 우리를 맞이했다. 노을 지는 태양을 배경으로 갈매기가 떼지어 날아가는 절경을 이루어내기도 한다. 태안 앞바다는 기나긴 산고 끝에 생명의 바다로 다시 태어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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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름 유출 10년, '검은 재앙의 늪'이 '생명의 바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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