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그림
철수와영희
오늘날은 왜 고쳐쓰는 일이 사라지고 새로 사는 일이 반복되는 걸까요? 얼마나 많은 자원을 우리가 쓰고 있는지 가늠이 되나요? 모든 물건은 지구에서 나오는 원료로 만들어지는데, 세월이 흐르면서 자원의 양이 점점 증가한 걸까요? (7쪽) 발전에 대해 생각해 볼게요. 우리는 숲이 우거져 있는 곳을 보고 발전했다고 하지는 않습니다. 숲이 있던 자리에 아파트나 빌딩이 들어서고 개발이 되면 많이 발전했다고 합니다. (25쪽)어떤 살림이건 우리가 손수 지어서 누릴 수 있을 적에 가장 아름답다고 느낍니다. 더디 걸리거나 투박하다 하더라도 아이하고 함께 짓는 살림은 오래 갈 뿐 아니라 마음이 따스하게 흐른다고 느껴요. 손수 지어서 누리는 살림이기에 꾸준히 손질해서 잘 건사할 수 있기도 합니다.
여기에 한 가지 더 있어요. 손수 지어서 누리는 살림은 나중에 다 닳거나 해질 적에 쓰레기가 안 돼요. 왜 그러한가 하면, 손수 살림을 지을 적에는 '다 써서 더는 쓸 수 없을 적에 흙으로 곱게 돌아갈 수 있을 만한 것'으로 지을 테니까요.
우리가 가게에서 돈을 치러서 사다 쓰는 살림을 찬찬히 돌아보면 좋겠어요. 어느 것에나 비닐자루가 깃들기 마련이고, 이래저래 '버려야 하는 겉싸개(포장지)'가 있습니다. 흔한 과자 한 자루나 빵 한 조각조차 비닐 껍데기입니다. 커피 한 잔을 커피집에서 마셔도 도자기나 유리나 스텐 같은 잔에 주지 않는다면 쓰레기가 생겨요.
1970년대 중반을 넘어서며 부동산 개발 바람과 함께 콘크리트를 이용해서 대규모로 짓는 아파트가 유행이 되었지요. 이때부터 집은 스스로 짓는 게 아니라 돈을 지불하고 사는 것이라는 인식이 자리를 잡게 되었어요. 집에다 사람을 맞추기 시작한 거지요. (54쪽)천연 섬유는 자연에서 거둔 재료로 만들기 때문에 자연스레 다시 자연으로 돌아갑니다만 합성 섬유는 그렇지 못합니다. (100쪽)
<최원형의 청소년 소비 특강>(철수와영희 펴냄)이라는 책을 읽으면서 몇 가지를 곰곰이 돌아봅니다. 첫째 '살림'을 돌아봅니다. 우리 스스로 어떤 살림을 지으면서 하루를 누리는지 돌아봅니다. 다음으로 '씀씀이(소비)'를 돌아봅니다. 손수 짓지 못하는 살림일 적에는 돈으로 사다가 쓰는데, 무엇을 돈으로 사서 쓰는지, 돈으로 사서 쓸 적에 품이나 겨를을 얼마나 들여야 하는가를 돌아봅니다. 하나하나 살펴보면 가게 물건 하나마다 달라붙는 자잘한 쓰레기가 무척 많습니다. 그리고 이 물건이 가게로 오기까지 생태발자국도 꽤 길어요.
<최원형의 청소년 소비 특강>이라는 책에서 지은이가 밝히기도 합니다만, 어쩌면 우리는 '살림짓기+씀씀이'를 집이나 학교나 마을에서 제대로 배운 적이 없구나 싶기도 합니다. 집에서는 우리를 학교에 보내기만 했을 뿐, 살림을 배우라고 이야기하는 어버이는 드물어요.
예나 이제나 비슷합니다. 어린이나 푸름이한테 학교에서 공부 잘해서 시험을 잘 치르라고는 말하지요? 어린이나 푸름이한테 '밥을 잘 짓는 길'이나 '빨래를 슬기롭게 하는 길'이나 '청소를 비롯한 집안일을 즐겁게 하는 길'을 이야기하거나 알려주거나 물려주는 어버이는 보기 힘들지요? 그리고 어린이나 푸름이한테 '지구를 더럽히지 않으면서 쓰는(소비하는) 살림'을 이야기하거나 가르치는 어버이도 보기 힘들다고 느껴요.
지구 주변을 돌고 있는 우주 쓰레기는 대략 6300톤가량 된다고 합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어디선가 우주로 발사체를 날려 보내고 있어요. 2015년에 지구에서 발사된 위성 수는 263기나 된다고 합니다. 이 위성들은 앞으로 어떻게 될까요? (121쪽)서울시의 쓰레기를 인천에 있는 수도권 매립지에 가져다 버리는 일은 아무리 생각해도 윤리적인 행위는 아닌 것 같아요 … 서울시의 경우 쓰레기는 인천시에 있는 매립지로 가는데 그 양이 160만 톤이 넘어요. (133, 134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