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뒤집는 다른 목소리달리가 강연중이다.
여성환경연대
올봄 댄스 워크숍을 하기도 하고, 지글스 잡지 표지촬영도 하고, 모델도 하고 카페를 섭외하기도 했습니다. 작년 크리스마스 때는 지글스 3주년 낭독회를 열었어요. 낭독회에서 서로 받은 느낌을 나누고 지지하기도 하며 자신감을 키웠습니다. 살롱드마고를 처음 만들었을 때 낭독회도 시작했어요.
지글스는 우리 동네 페미니즘의 시작이자, 농촌에서 여성들이 자신이 뭔가 할 수 있다는 용기가 되었습니다. 도시는 직장에서 퇴근하고 집에 가면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지만 농촌에서는 이웃집 사람과 얽히고설킨 복잡한 관계 속에 있습니다. 그런데 지글스를 통해 한 개인으로 존재할 수 있게 되었고 다른 여성들을 통해 자신에 대한 새로운 질문을 할 수 있게 된 것이지요.
재작년 가을에 지글스에서 '떳다 수다방'을 진행했는데 주제는 그xx였습니다. 그xx는 다 성차별 성폭력에 관련된 사람들이었어요. 저희는 '나만 당한 게 아니구나' 하며 놀라워했습니다. 이렇게 알게 된 이상 전처럼 살 수 없다 싶어 문화기획 달에서 페미니즘 캠페인을 진행했습니다. 평화로운 공동체라는 상징성을 가진 저희 마을에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습니다. 저희가 설문조사를 통해 통계를 내고 단막극을 만들고 만화를 그려 넣은 자료집을 마을에 뿌렸어요. 그런데 어느 날 항의 전화가 왔습니다.
"한마을에 살면서 이럴 수 있어?" 그럼, 한마을에 살면서 성희롱을 할 수는 있는 걸까요? 전화에 화가 나서 '쌍x파티'를 열었습니다. 누가 더 '쌍x'인지 겨뤄보자 하면서 우리끼리 즐거운 자리를 가지고 마을에서 공개토론회도 열었어요. 토론회에서 캠페인 결과도 공유했습니다. 귀농한 지 오래된 친한 언니가 이런 사회를 물려줘서 미안하다고 사과하더군요. 이런 과정을 통해 저희는 마을에서 '쌍x'이 되었습니다.
평화를 되찾는 방법: 계속해서 글을 쓰는 것문화기획 달은 페미니즘을 문화예술적으로 녹여내는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저는 언젠가 활동가 칼럼에 평화로운 공동체는 개인의 희생 없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글을 쓴 적이 있습니다. 여성들은 저희와 단합하며 참여자에서 작가로 활동하고 있어요. 작년에 미술, 연극, 올해는 자기방어 캠프를 진행했습니다. 성교육 사업도 시작했지요. 남성들 대상으로 성교육을 열었는데 반응이 좋아 꾸준히 모임을 갖기로 했습니다.
마을에 매년 운동대회가 열리는데 매년 남성이 운동하고 여성이 서빙을 합니다. 그렇지만 올해는 남성자원봉사자를 팀별로 참여시켰습니다. 학교 운동회에서는 여성 학부모가 밥을 짓고 남성들이 준비를 도왔었는데 이번에는 역할을 바꿔 남성이 밥을 짓고 여성이 준비를 돕고 뒷풀이를 하였다고 합니다.
남성들이 저더러 페미니스트냐는 질문을 많이 하는데요, 처음에는 논리로 이겨보려고 애썼는데 어느 날 이건 논리적으로 해결될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계속 글을 쓰는 것이 우리가 평화를 되찾는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우리 자신으로 살아도 온전할 수 있고 그게 허용되는 곳이 있는 게 제가 바라는 평화의 전부일 것 같네요. 감사합니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댓글1
1999년 창립한 여성환경연대는 에코페미니즘의 관점에서 모든 생명이 더불어 평화롭게 사는 녹색 사회를 만들기 위해 생태적 대안을 찾아 실천하는 환경단체 입니다. 환경 파괴가 여성의 몸과 삶에 미치는 영향에 주목하여 여성건강운동, 대안생활운동, 교육운동, 풀뿌리운동 등을 해오고 있습니다.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