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때 파괴된 후, 1959년에 다시 지은 검박한 극락강역 대합실.
김종성
광주에서 담양을 향해가는 영산강 상류지역엔 재밌게도 영산강이란 이름보단 극락강, 담양천으로 불린다. 담양을 지날 땐 담양천으로 불리던 강은, 광주지역을 지날 땐 옛부터 극락강이라고 불렀단다. 불교와 관련된 전설이 담겨있을 것 같은 극락강이란 이름은 영산강변에 조성된 극락친수공원, 극락교, 광주시에 있는 극락초등학교 등에도 그 흔적이 남아있다.
강의 별칭이 아득하고 비현실적으로 들려 별로 믿기지 않았는데, 강변에서 '극락강역(광주시 광산구 신가동)'이란 기차 간이역을 만나고서야 현실로 다가왔다. 옛날엔 '극락면'이란 동네 이름도 있었는데 다른 동네와 합쳐지면서 폐면됐다고. 극락강역은 일제강점기 때인 1922년 지어진 오래된 간이역으로, 한국전쟁 때 파괴된 후 1959년 지금의 모습으로 다시 지었다.
꾸밈이 전혀 없는 검박한 역 모습, 역 안 대합실도 쓸모와 필요로만 이뤄진 공간이다. 전쟁 후 가난했던 시대의 모습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도시의 전철역과 다름없는 비슷비슷한 기차역만 봐서 그런지 작고 허름하지만 특별하게 다가오는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