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창윤 전 대표의 2015년 8월 25일자 취재수첩 메모.
구영식
<제민일보>쪽도 조 전 대표를 통해 '<제민일보> 미션'을 인지했고, 이후 사실 확인을 거친 것으로 알려졌다. 김택남 회장은 지난 11월 17일 기자와 한 전화통화에서 "조창윤 사장에게 그 내용(<제민일보> 미션)을 다 들었는데 조 사장 얘기가 다 맞는 것 같다"라며 "우리도 확인해봤다"라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제민일보?' 미션은) 현민철 기자와 국장인 공무원이 부딪친 것과 연관돼 있다"라며 "그 시점에 현광식 비서실장이 '<제민일보> 손 좀 봐야겠다'고 생각한 것 같다"라고 말했다.
김 회장은 "우리 회사를 파야겠다고 생각해 그 친구들이 나름대로 뒤졌다"라며 "검찰 등에서도 우리 회사를 뒤졌지만 나는 떳떳하다, 나에게 무슨 비리가 있나?"라고 항변했다.
특히 김 회장은 "원희룡 지사에게 간접적으로 그 내용을 얘기했는데 원 지사는 모르는 것 같더라"라며 "진짜 모르는 건지, 모르는 척하는 건지 모르겠다, 간접적으로 얘기했지만 항변을 안했다"라고 전했다.
"원 지사가 <제민일보>를 싫어한다"라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김 회장은 "<제민일보>가 원희룡 도정을 비판한 기사를 내보낸 것은 의도적으로 원희룡 도정을 죽이려고 했던 것이 아니라 잘못된 부분이 있었기 때문이었다"라며 "이제는 원희룡 지사와의 개인적인 인연은 끊었다"라고 말했다.
김 회장은 "제주에서 사업하는 사람들이랑 공무원 사회 실국장 얘기를 들어보니 현광식 비서실장이 (모든 것을) 좌지우지한다고 하더라"라며 "(그런 걸 보면) 그 친구의 입김이 센 것 같다"라고 말했다.
같은 날 제주시에서 만난 신방식 <제민일보> 전 부회장은 "조 사장이 가져온 파일을 봤는데 그 중에서 핵심은 김순홍 전 부시장이 자필로 메모한 것이다"라며 "그걸 보고 내가 '니네들 참 나쁜 놈들이다, 사적인 정보요원을 시켜서 신문사나 신문사 사람에 관한 정보를 수집하고 내사하는 것이 제정신이냐?'고 했다"라고 전했다.
신방식 전 부회장은 "개인적으로는 원희룡 지사와 현광식 비서실장이 이끄는 제주도에 많이 기대했다"라며 "하지만 언론에 불만이 있을 수 있지만 행정조직이 사적 정보요원을 두고 언론사의 비리를 조사해 오라고 지시한 것은 부적절하다"라고 비판했다.
"사실이라면 비서실이 특정 언론사의 사주 등을 사찰한 것"지난 11월 19일 <제민일보> 본사 건물에서 만난 현민철 이사는 '이지훈 제주시장 낙마사건'이 원희룡 도정과 <제민일보>의 갈등의 시작점이라고 봤다. 현 이사는 "원 지사가 당선된 이후 제주지역 NGO의 대부격인 이지훈 제주참여환경연대 대표를 제주시장에 임명한다는 얘기가 나오면서 제보가 들어왔는데 이 대표가 비자림에 공공용수를 끌어다가 건축허가를 받았다는 것이었다"라고 말했다.
현 이사는 "설마라고 생각했는데 후배 기자에게 확인해보라고 지시했더니 다 사실이었다"라며 "그것말고도 보조금 비리 관련 제보도 쏟아져서 원 지사에게 '이런 비리 제보들이 들어오고 있으니 인사에 참조하라'고 문자를 보냈지만 결국 이지훈 대표를 제주시장에 임명했다"라고 원 지사의 인사에 아쉬움을 드러냈다.
현 이사는 "결국 '비자림 공공용수 특혜 공급 의혹' 관련 세 차례 기획기사가 나가니까 이지훈 시장이 '<제민일보>가 제주시를 길들이려고 시도해왔다'라며 <제민일보> 사주가 비리기업을 운영하는 것처럼 얘기했고 페북에다 '풍력사업에도 손을 대는 <제민일보>와의 전쟁을 선포한다'고 썼다"라고 전했다. 현 이사는 "하지만 김택남 회장이 한림읍 월령에다 풍력사업을 추진하다가 오해받기 싫어서 15억 원이나 들어갔지만 안하겠다며 접었다"라고 덧붙였다.
현 이사는 "그렇게 전쟁을 선포하니까 안쓰려고 했던 기사도 쓰게 됐다"라며 "불법건축물, 공공자금 미반납, 포스코 돈으로 해외연수, 광광진흥법 위반건 등을 보고했고, 지역언론들도 후속보도하면서 검경이 수사에 착수한다고 하자 결국 이지훈 시장이 그만두고 나갔다"라고 말했다. <제민일보> 등 지역언론들이 보도한 이지훈 시장의 특혜.불법의혹들은 제주도 감사위원회의 특별감사 결과 상당부분 사실로 드러났다. 8개 사항의 위법.부당사실을 확인하고 공무원 7명의 징계를 요구했다.
이어 현 이사는 "그러다가 2015년 8월 19일 백광식 국장과 시비가 붙었다가 서로 밀고 밀치는 몸싸움이 벌어졌다"라며 "그런데 백 국장이 나한테 폭행당했다고 고소하자 그동안 우리한테 안 좋았은 감정을 가진 사람들이 벌떼처럼 모여들었다"라고 주장했다.
현 이사는 "<제주의 소리>가 (폭행의혹 사건)기사를 많이 썼는데 이지훈 전 시장이 그곳 상임이사였다"라며 "수사기록을 보니까 폭행고소사건이 터진 이후 4-5일 간 백광식 국장이 가장 많이 전화통화한 사람이 현광식 비서실장 등이었다"라고 지적했다.
현 이사는 "그런 와중에 전공노와 시민단체들이 성명서를 내고 절독운동까지 벌였다"라며 "그 이후 조창윤 사장으로부터 얘기(<제민일보> 미션)를 듣고는 이지훈 시장 보도 때문에 원희룡 지사나 현광식 비서실장 쪽에서 '이 놈 한번 손봐야겠다'고 생각했을 거라는 판단이 들었다"라고 말했다.
현 이사는 "도정에 호의적이지 않는 언론 하나 매장시켜야겠다고 생각하고 조 사장에게 그런 것을 지시한 것 아닌가 싶다"라며 "그것이 사실이라면 비서실이 특정 언론사의 사주와 간부를 사찰했다는 것이 되기 때문에 현광식 비서실장이 사과하는 것으로 끝날 일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또한 현 이사는 현광식 비서실장이 절친인 건설업자를 통해 조 전 대표에게 총 2750만 원을 준 것과 관련해서도 "고광민 사장이 기부천사냐? 이유가 있으니 돈을 줬을 것이다"라며 "조 사장에게 돈을 주는 것이 (자기 사업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했거나 앞으로 도움을 받을 게 있든가 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현광식 "그런 것을 지시할 수 있는 관계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