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인지망생 카페에 올라온 <미디어워치> 채용공고의 일부
아랑
"소송이 두렵지 않은 기자/기자 지망생분이라면 지원해보시길 바랍니다....(중략).... 소송을 불사하며 진실 투쟁에 나서고 싶은 애국심 투철한 분들의 많은 지원을 바랍니다."극우 논객 변희재씨가 운영하는 매체 <미디어워치> 채용공고가 언론인 지망생들 사이에서 화제다.
지난 1일 언론인 지망생들이 모여있는 다음 카페 '언론인을 꿈꾸는 카페-아랑'에는 <미디어워치>의 경력기자와 인턴기자를 뽑는다는 채용공고가 올라왔는데, 내용이 일반적인 채용공고와는 달랐다. "자유통일", "애국심" 등의 단어가 등장한다. 또한 변희재 대표고문의 책인 <변희재의 청춘투쟁>과 <손석희의 저주> 등을 읽고 감상문을 필수적으로 제출하라고 공지돼 있다.
<미디어워치> 채용 담당자가 올린 채용공고 설명글은 매체의 색깔을 강하게 드러낸다. 이 담당자는 "'종북'이라는 단어만 써도 소송 폭격을 당하고 있는 세상이고, 박영수 특검의 부정부패에 관한 사실을 기사로 쓰면 억대 민사소송을 당한다", "(<미디어워치>는 헝그리하다, 손가락질 받겠지만 양심에 어긋나는 기사는 결코 쓰는 일이 없을 거다, 소송을 불사하며 진실 투쟁에 나서고 싶은 애국심 투철한 분들의 지원 바란다"라고 밝혔다.
채용공고를 본 한 언론인 지망생은 "국정원이 창간 재원을 마련하는 데 조언을 제공하고 활성화 지원방안도 마련해준 걸로 드러났는데 '애국국민들의 성원에 힘입어 새로운 도약을 준비중'이라는 거냐"며 비판했다. <미디어워치>가 이명박 정부 시절 국정원으로부터 지원을 받았다는 국정원 개혁발전위원회 조사 결과를 지적한 것이다. 한편 변희재 <미디어워치> 대표고문은 이 조사 내용에 대해 전면 부인하고 있다. (관련 기사:
변희재 "범죄 저지른 적 없다" 국정원 지원 전면부인)
이밖에도 "소송비용은 대주나", "팩트도 없는 곳에 누가 가느냐", "정치 집단 같다", "이런 식으로 책 팔아도 되는 거냐" 등 채용공고에 대한 비판적인 의견들이 쏟아졌다.
언론인 지망생 이상원(29)씨는 "애국심은 어떻게 측정할 건지도 모르겠고, 채용과정이 사상 검증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차라리 일베 같은 곳에 공고문을 올리는 게 낫겠다"고 밝혔다.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최진봉 교수는 "채용공고를 통해 특정 정치 세력의 입장이나 이데올로기를 적극적으로 확산시키고 강화하는 이념지임을 밝힌 것으로 본다"며 "저널리즘의 가치인 객관성이나 공정함을 포기했으므로, 언론의 역할을 한다고 보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최 교수는 이어 "취업이 절박한 청년을 이용하는 것"이라며 "먹고 살기 위해 그곳에 취업한 청년들이 특정 정치 세력의 입장을 대변하면서 그들의 정당성을 확보하는 일을 하게 된다"라고 전했다.
변희재 대표고문은 <오마이뉴스> 기자와 한 전화통화에서 "채용에 관여 안하고 채용을 진행하는지도 몰랐으므로 왜 내 책을 감상문으로 제출하라는지도 모른다"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언론인 지망생 카페에 올라온 공지는 보지 못했지만, 소송에 들어가는 비용은 회사에서 전부 책임지고 있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