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기사들이 현대글로비스 앞에서 농성하는 이유

'운송료 현실화' 주장... 지난달 21일부터 천막농성

등록 2017.12.04 14:01수정 2017.12.04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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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진 현대글로비스 앞 화물연대 농성장 화물연대 충남지부가 '운송료 현실화'를 주장하며 천막농성에 들어간 상태다.
당진 현대글로비스 앞 화물연대 농성장화물연대 충남지부가 '운송료 현실화'를 주장하며 천막농성에 들어간 상태다.최효진

'운송료 현실화'를 주장하며 농성에 돌입한 화물연대 충남지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 충남지부 북부지회'(이하 화물연대 북부지회)가 지난달 21일부터 현대글로비스 앞에서 천막농성에 들어갔다. 화물연대 북부지회가 요구하는 사항은 운송료 현실화다. 이들은 현재 현대제철의 제품 운송료는 생계를 걱정할 정도로 턱없이 부족하며 이를 만회하기 위해서는 고강도의 장시간 노동을 요구하는 상황이라고 말하고 있다.

"실수입 한 달 55만~160여만 원" 주장

이들이 제시한 근거는 지난 1년 간의 운행 원가분석표다. 화물연대 충남지부가 현대제철에 제시한 원가분석 결과를 살펴보면 후판제품을 운송하는 차량 10대의 1년간 직접 비용이 86.04%에 달한다. 매출대비 실수입이 160여 만 원인 셈이다.

열연·냉연·철근 제품을 수송하는 차량은 더 심각하다. 15대의 열연·냉연·철근 제품 운송차량의 원가 분석을 실시한 결과 유류대를 포함한 직접 비용이 무려 92.75%로 나왔다. 이것은 매출 대비 실수입이 7.25%로 55만 원 정도만 수입으로 잡힌다.

화물연대 선거 기간이어서 충남지부장 직무대행을 맡고 있는 최재혁 북부지회장은 "현대제철에 들어가는 차량들은 상하차 대기시간을 포함하면 새벽 4시부터 저녁 6시에서 7시까지 일하는 것은 일반적이고 최고 18시간씩 근무를 하고 있는 기사들도 있다. 적은 운송료 때문에 조금이라도 더 일을 해야 생계유지가 가능하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화물연대 북부지회 김규정 현대제철 1분회장 역시 "당장은 아끼면서 어떻게든 살아간다. 하지만 보험료 지불 시기나 차량 수리 등 목돈이 들어갈 때가 되면 다시 대출을 받아야 하는 악순환의 고리에 빠져있다"고 말했다.


운송료 20% 인상 요구

화물연대가 시급하게 요구하는 사항은 운송료 20% 인상이다. 현대제철과 현대글로비스가 진행하는 11월 협상에 자신들의 요구사항이 반영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현대글로비스 관계자는 현대제철과 협상 진행 여부에 대해 "아직 협상 중이라서 외부에 특별히 말할 입장이 없다"라고 말했다. 또한 화물연대 북부지회의 천막농성에 대해서는 "관점의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같이 일하는 입장이기 때문에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다"라면서 말을 아꼈다.

전국에서 주목하고 있는 당진

문제는 현대제철과 현대글로비스의 운송료 협상이 가져올 파장이다. 전국적으로 당진을 비롯해 전남(현대제철 광양공장위치), 포항 등의 화물연대 지부에서는 당진 현대제철과 현대글로비스의 운송료 협상에 촉각이 곤두설 수밖에 없다. 현대제철 제품 중 외부로 운송하는 물량 전체를 현대글로비스가 담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당진을 주목하는 이유는 또 있다. 현재 철강 관련 제품 운송을 할 수 있는 대형차량의 비중은 현대제철의 물량 비중이 상당하다. 철강업체 중에서는 비견할만한 곳은 포스코뿐이다. 그러니 이번 현대제철- 현대글로비스 간의 협상은 타업체의 운송료 협상의 기준이 될 수밖에 없다. 화물연대 충남지부 최재현 지부장대항은 "현재 화물연대 소속 조합원이 아닌 화물차 기사들이 천막농성장을 방문하며 지지를 보내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더욱이 화물연대가 중앙본부를 포함한 대부분의 지부가 선거에 들어간 상태이기 때문에 조직적으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지만, 운송료 현실화 부분에 대해서는 대부분의 선거운동본부(이하 선본)에서 강력한 투쟁을 예고하는 만큼 선거 이후 총파업 등의 물류대란으로 이어질 개연성도 없지 않다.(각 선본은 근본적인 해결책으로 표준운임료 법제화를 주장하고 있다)
덧붙이는 글 당진신문에도 송고한 기사입니다.
#현대글로비스 #현대제철 #화물운송료 현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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