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크 단장 박기태
최윤실
박기태 단장은 사이버 외교 사절단 반크의 크고 작은 성과를 소개했다. 한국의 친구들과 펜팔을 하는 프랑스나 미국, 영국 학생들이 배우는 교과서에는 동해가 일본해로, 독도가 다케시마로 표기된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 세계사 교과서를 만드는 교수들이 한국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여 일본과 중국의 기록을 참고하였기 때문이었다. 홍보 부족이라고 판단한 반크 단원들은 올바르게 표기된 지도나 엽서를 만들어 한국사를 전공한 해외 역사 교수들 1,000명에게 이메일을 보내고 정정을 요청했다. 바로 답변이 온 것은 아니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모두 수정되는 성과를 얻었다고 한다. <내셔널지오그래픽> 출판사의 책 역시 동해가 일본해로 표기 되어 있었는데 영문표기가 제대로 된 지도를 보낸 후 웹사이트는 물론 500개의 교과서가 원하는 내용으로 고쳐졌다고 밝혔다.
반크에서 활동하는 학생들 역시 한국에 흥미는 있지만 잘 알지 못하는 외국 펜팔 친구들에게 한국에 관해서 알려줄 뿐만 아니라 잘못된 정보를 가지고 있는 학생들에게 정확한 내용을 전달해서 인식을 전환시키는 민간 외교관 역할을 톡톡히 담당하고 있다고 한다. 박기태 단장은 이런 활약을 하고 있는 학생들에게 친구를 설득하고 해외교과서를 하나씩 바꾸어 내는 것이야 말로 21세기 판 독립운동이라 격려한다고 말했다.
오랫동안 국제사회에 잘못 알려진 한국의 역사를 바로 잡는 운동을 하고 있는 박기태 단장은 우리나라가 제대로 된 역사를 홍보하는 일에 소홀하다는 점을 안타까워했다. 세계 역사학자들은 여전히 중국과 일본의 시각으로 한국을 바라보고 있으며, 미국 교과서에 서술된 두 페이지 한국사는 식민지사가 주된 것이 현실이라고 주장했다. 학생들에게 나라사랑을 강조하며 3·1절 UCC를 만드는 것을 강요할 것이 아니라 시험 3개월 전부터 가장 존경하는 독립운동가를 선정해서 소셜 네트워크로 홍보하고 결과물을 발표하게 하는 수업도 좋지 않겠냐는 대안도 제시했다.
반크의 학생들이 세계 각지로 보낸 이메일로 과연 많은 것이 바뀔 것인지 궁금해 하는 사람들에게 박기태 단장은 단언했다. 느리기는 하지만 분명히 원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으며 서양 교과서에 세종대왕이나 문화유산 같은 역사적인 단어들을 첨가하는 것이 독립운동 아니겠냐고. 또한 인도의 간디, 프랑스의 드골처럼 우리의 독립운동가들이 각인되는 날이 올 것이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