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창윤 전 대표가 작성한 '사무관 우수인력' 명단.
구영식
조 전 대표의 다이어리와 취재수첩, 증언에 따르면, 현 전 비서실장에게는 블랙리스트만 전달된 것은 아니었다. 2015년 1월과 8월 정기인사를 앞두고 각각 작성한 '실·국장 인사 명단'과 '우수 사무관 인사 명단'은 화이트리스트였다.
조 전 대표는 "2014년 10월 현 전 비서실장이 중소기업종합지원센터 본부장으로 있을 때 나에게 2015년 1월 도청 실국장 인사 명단을 작업해 달라고 요청했다"라며 "2014년 원희룡 도정이 출범한 직후 단행된 인사는 박아무개 기획조정실장의 사심이 개입된 인사라는 지적을 받아서 2015년 1월 인사는 정말 '원희룡표 인사'를 하자는 취지에서 도청 실국장 화이트리스트를 만들어 보라고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조 전 대표는 실·국장 인사 명단을 만드는 과정에서 당시 제주도청에 근무하고 있던 간부 김아무개와 고아무개의 협력을 받았다. 그는 "김아무개와 고아무개로부터 명단을 건네받아 내가 문제가 있다고 판단한 인사들을 제외시킨 뒤 15명의 명단을 작성했다"라며 "화이트리스트 1번이 김아무개 기획조정실장, 2번이 오아무개 도의회 사무처장, 3번이 송아무개 감사위 사무국장, 4번이 김아무개 자치행정국장 등이었다"라고 전했다. 이는 지난 2015년 1월 인사에서 거의 그대로 이뤄졌다.
"원희룡 도정 인사는 '세 축'에서 하고 있었어. 첫 번째 축은 '송일교'야. '송'아무개 교수와 제주'일'고 출신, '교'회 멤버들을 가리켜 '송일교'라고 해. 원희룡 지사가 교회에 다니잖아. 두 번째 축은 우근민·김태환 전 도지사쪽이야. 그 양쪽에서 추천한 인사들이 있어. 그리고 세 번째 축은 내가 작성한 화이트·블랙리스트지. 원희룡 도정은 이 세 축에서 들어온 명단을 크로스체킹하고 공통분모를 찾아서 1월 인사를 했어. 원희룡 지사도 1월 인사에 만족하면서 '이렇게 크로스체킹하는 게 정답'이라고 말했다고." 조 전 대표는 "현 전 비서실장이 '이번에 제대로 된 리스트를 올렸다'고 칭찬했다"라며 "내부에서 두 명이나 협조해서 내부평가나 업무장악력 등을 평가했기 때문에 제대로 된 리스트를 올릴 수밖에 없었다"라고 전했다.
2015년 1월 원희룡 지사의 실·국장 인사는 긍정적인 평가가 많았다. 그래서인지 현 전 비서실장은 2015년 8월 과장급(사무관) 인사를 앞두고 또다시 화이트리스트 작성을 의뢰했다는 것이 조 전 대표의 주장이다. 그는 "1월 인사가 좋아서 현 전 비서실장이 사무관 화이트리스트도 의뢰했다"라고 주장했다.
<오마이뉴스>가 입수한 '2015년 하반기 인사 사무관 우수인력' 명단에는 총 19명의 과장급 인사들이 포함돼 있다. 자치행정과(양아무개)와 관광산업과(이아무개), 문화정책과(김아무개, 한아무개), 경제정책과(강아무개), 기업지원과(최아무개), 에너지산업과(양아무개), 카지노감독과(현아무개)부터 협치정책기획관실(강아무개), 예산담당관실(이아무개), 소통정책관실(현아무개), 정책기획관(강아무개) 등 다양했다. 제주시와 서귀포시 인사도 각각 2명씩 포함돼 있다.
"조창윤씨가 뭘 안다고 인사안을 짜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