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사람의 모습을 한 번은 블러처리하여 내보내고, 다른 한 번은 그냥 내보낸 MBN
민주언론시민연합
'잠 못드는 밤' 보여주겠다며 늦은 밤 대피소 취재는 무례한 행동'잠 못드는 대피소의 밤 풍경'을 보여주겠다며 밤늦은 시간까지 대피소 내 인터뷰를 진행하는 취재 행태도 아쉽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이를테면 MBC <불안과 추위에 뜬 눈으로 지샌 밤>(11/16 https://goo.gl/Rnmp9q)은 이재민들이 "뜬눈으로 밤을 지새우고 있"다며 어둠이 내려앉은 대피소 풍경을 자료화면으로 보여주었는데요.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어두운 대피소 안에서' 굳이 이재민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TV조선도 <나흘째 뒤척뒤척…잠 못드는 밤>(11/18 https://goo.gl/tDgKvc)에서 "대피소 주민들은 불편하고, 또 불안해서 좀처럼 잠을 청하지 못하고 있"다며 상당수 이재민이 누워 휴식을 취하고 있는 어두운 대피소 안에서 이재민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취재를 빌미로 언론이 이재민들 늦은 밤 휴식을 방해한 꼴입니다.
불필요한 미성년자 인터뷰, 굳이 하는 이유는?꼭 필요하다고 판단되지 않는다면 하지 말아야 할 미성년자 인터뷰도 등장했습니다.
MBC <여진 공포 속 첫 등교…이재민 '막막'>(11/20 https://goo.gl/dL2qVi) 보도 속 초등학생으로 보이는 어린 학생들의 "친구들 표정이 무서워하는 것 같았어요. 건물이 무너지면 친구들이랑 다쳐서 못 나올까 봐…" 등의 인터뷰 내용이 원칙을 포기하면서까지 보여줘야했던 '꼭 필요한 것'이었는지는 의문입니다. MBC는 이런 인터뷰 대상 어린이들의 얼굴을 모두 노출하고 있기도 합니다.
JTBC 역시 <초등생들 마음에 남은 '지진'>(11/20 https://goo.gl/9gPzeV)에서 "아이들에게 지진은 공포 그 자체"였다며 불안감을 표하는 초등학생들의 얼굴과 목소리를 나열했습니다.
SBS <어린이들 지진 트라우마>(11/21 https://goo.gl/2id4No)는 지진 피해 어린이들의 인터뷰를 담고 있으나, 최소한 해당 아동을 블러처리하는 '성의'는 보였습니다.
반면 TV조선 <"학교 가기 겁나요"…첫 등교 '불안'>(11/20 https://goo.gl/VB8agJ)은 학부모와 학교 교장 등 성인을 대상으로 진행한 인터뷰만 보여주었습니다. 이 정도 수준의 보도만으로도 학생들과 학부모들의 불안감을 전달하는 데는 무리가 없습니다.
재난보도준칙 보다 적극적으로 해석하고 실천하길재난 상황에서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은 언론의 의무이자 책무입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꼭 그래야 할 필요성이 전혀 없음에도 관행 혹은 편의를 앞세워 피해자를 불편하게 하고, 그들의 안정을 해치거나 인권을 침해하는 보도 행태가 반복되어서는 안 됩니다.
이미 마련되어 있는 재난보도 준칙이 반복적으로 강조하고 있는 피해자 보호를 보다 적극적으로 해석해야 할 시점이 아닐까 합니다. 방송사와 시청자 모두 이제 이런 문제에 대해 논의하며, 보다 신중한 태도를 배워나갔으면 좋겠습니다.
* 모니터 기간과 대상 : 2017년 11월 16일~21일 KBS <뉴스9>, MBC <뉴스데스크>, SBS <8뉴스>, JTBC <뉴스룸>(1,2부), TV조선<종합뉴스9>(평일)/<종합뉴스7>(주말), 채널A <뉴스A>, MBN <뉴스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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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 속 대피소 이재민 얼굴 노출, 정말 필요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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