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SH공사의 서울 내곡지구 2,6단지 청약접수 현장.
연합뉴스
내곡지구 1단지와 세곡 2지구 3단지, 세곡 4단지 등 총 8개 단지가 이런 형태였다. 84㎡ 이하 소형 세대는 후분양제 이자를 부담했고, 84㎡ 초과 대형평형 1700여세대는 이자를 아예 내지도 않았다.
SH공사는 "내곡지구, 세곡2지구 85㎡ 초과 세대는 미분양 발생이 예상돼 분양가 산정시 기간이자를 포함시키지 않았다"면서 "마곡지구 1차, 신내3지구, 천왕2지구는 주택시장 상황이 좋지 않아 미분양 발생이 예상돼 이자를 포함하지 않았다"라고 설명했다.
해명을 요약하면, '잘 팔릴 곳, 잘 팔리는 세대'만 이자를 받았다는 얘기다. 그것도 비싸게 받았다. 후분양 이자가 매겨진 22개 단지에 적용된 연 이자율은 최저 3.99%에서 최대 6.23%였다. 현재 기준 금리인 1.25%보다 3~6배 수준이다.
서울 내곡 지구 후분양 아파트에 이자만 4000만 원 매겨 1가구당 이자 부담액은 최대 4000만 원이 넘었다. 내곡 7단지 84㎡형의 경우, 분양가는 5억6800만원이었다. 이 분양가에 모두 4400만원의 후분양 이자(이자율 6.23%)가 포함돼 있다. 후분양 이자가 차지하는 비중만 7.74%나 된다. 마곡 12단지(84㎡)와 마곡8단지(84㎡)도 세대당 후분양 이자 부담이 4000만 원이었다.
소형평형이 대형보다 더 많은 이자를 부담한 곳도 있다. 오금지구 1단지 59㎡형에는 이자가 3700만원 붙었다. 반면 84㎡형은 1600만원으로 59㎡형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오금지구 2단지도 59㎡형의 이자는 3700만원으로 84㎡형(3100만원)보다 600만원 높았다.
SH공사는 이같은 이자는 공동주택 분양가격 산정 규칙에 따라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소형 주택 부담이 더 많은 경우도 있다는 지적에 SH공사 관계자는 "전용 84㎡형(대형)은 깎아서 받은 것"이라면서 "(분양가) 상한 금액은 제한이 있지만, 싸게 받는 것은 제한이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그는 또 "불공평하다고 하면 할 말은 없지만, 인근 지역보다는 (분양가가) 싸게 들어갔다"며 "거기(오금)도 피(프리미엄)가 많이 붙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성달 경실련 팀장은 "상황에 따라서 이자를 받고 안 받고 하는 것인데, 분양가 공개 항목 자체가 투명하지 않기 때문"이라며 "소비자들이 내용을 모르니까 SH공사가 맘대로 해온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아파트 분양원가공개 항목을 보다 세부적으로 늘릴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김 팀장은 또 "이자를 매기지 않은 곳이라 하더라도, SH공사가 아파트를 손해 보면서 팔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공기업이 아파트 분양을 하면서 적정 이윤만 남길 수 있도록 제한하는 보완책도 시급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