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8일 열린 '적폐청산! 사회대개혁 실현! 민중생존권 쟁취 대전민중대회'에서 대전청년회 노래모임 ‘놀’과 전교조 대전지부 몸짓패 ‘노조원’의 공연 장면.
임재근
비가 오면 비를 맞으며, 추운 겨울엔 입김을 불어 손을 녹여가면서 거리에서 노래한 이들이 있다. 광우병소고기수입 반대 촛불집회에서부터 박근혜 퇴진 촛불집회까지. 지난 10년 동안 변함없는 모습으로 투쟁 현장에서 노래한 그들.
대전청년회 노래모임 '놀'이 10주년을 맞아 '정기공연'을 준비하고 있다. 지금까지 그들의 무대는 바람 부는 거리였다. 관객은 늘 억울하고 분노한 노동자, 농민, 시민이었다. 그들에게 전해주는 따뜻한 위로와 연대의 마음을 담아 '놀'은 노래했다.
'노래의 꿈'이라는 주제로 오는 27일 오후 7시 30분 대전 중구 선화동 상상아트홀에서 '10주년 정기공연'을 펼치는 '놀'은 대전지역에서는 꽤 유명한(?) 노래패다.
지난 10년 동안 대전지역의 중요한 집회와 투쟁현장에는 항상 그들이 있었다. 수고비 한 푼 없지만, 부르기만 하면 달려가 노래했다. 더 잘 부르지 못해, 더 큰 힘이 되지 못해 늘 미안한 마음으로 돌아서던 발길이 벌써 10년이다. 그 사이 푸르고 푸르던 청년들은 아이를 둔 학부모로 변했다.
이제 10살을 맞은 '놀'에게는 어떤 '꿈'이 있을까? <오마이뉴스>는 '놀'의 신윤실(38) 대표를 만나 '10주년 공연'의 의미와 '놀'의 미래에 대해 인터뷰했다.
23일 동구 자양동 한 카페에서 만난 신 대표는 인터뷰 후에 초등학교에 다니는 아들을 데리러 가야 한다고 했다. 그는 아이 학교에서 '책 읽어 주는 모임'도 하고 있다고 했다. 일상에서 그녀는 평범한 주부이자 학부모다.
그런 그는 지난 10년 동안 '놀' 활동에서 가장 힘들었던 점도 바로 '아이'라고 말한다. 저녁 집회에서 공연할 때면 아이를 맡길 곳이 없어서 데리고 나가야 한다는 것. 그렇지만 '고맙다'고, '또 와 달라'고 인사하는 분들 때문에 보람을 느끼고 힘이 난다고 말한다.
특히,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으로 '세월호 2주기 추모행사'를 꼽았다. 세월호 유가족들 앞에서 노래하면서 감정에 북받쳐 노래를 부르기 어려웠다고 했다. 그러면서 '나는 이 노래를 부를 자격이 있나', '세월호의 진실을 밝히기 위해서 나는 어떤 노력을 했나'하는 생각을 했단다.
그는 또 멤버들이 노래를 그만둘 생각을 하지 않는다고 했다. 멤버들의 나이가 '청년'을 넘어서고 있지만, '부르는 곳'이 있다면 계속해서 노래할 것이라고 했다. 특히, 이번 10주년 공연의 주제가 '노래의 꿈'인데, 이 노래의 가사처럼 '누군가의 위로가 되고, 누군가와 연대할 수 있다면' 계속해서 노래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