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양학지역아동센터(센터장 정해자) 주변 골목에서는 지난 11월 20일부터 <빨랫줄 시화전>이 열리고 있다. 아이들이 쓰고 그린 시와 그림을 천에 프린트한 작품들을 담벼락과 전봇대 사이에 매단 빨랫줄에 걸어서 전시했다. 이 전시회는 한국예술인복지재단 파견예술인 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된 것으로, 예술인 3명이 그 동안 6개월째 아이들의 시쓰기, 그림 그리기, 사진 찍기 지도를 해왔다. 사진은 포항양학지역아동센터 골목 입구 허공에 걸린 <빨랫줄 시화전> 안내 문구와 풍선, 옆집 벽에 걸린 작품들의 모습이다.
추연창
지진이 나서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모두들 마음이 어수선하지만 그래도 아이들은 동심의 세계를 보여주고 있다. 포항양학지역아동센터 아이들이 그 주인공이다.
포항양학지역아동센터(센터장 정해자) 주변 골목에서는 지난 11월 20일부터 '빨랫줄 시화전'이 열리고 있다. 담벼락과 전봇대 사이에 빨랫줄을 치고, 거기에 아이들이 쓰고 그린 시와 그림을 천에 프린트하여 전시해 두었다.
친구야자전거는 꼭 우리 같아.자전거 앞바퀴는나!자전거 뒷바퀴는너!바퀴가 굴러가면같이 굴러가는 거야.친하게 지내자.친구야! 양학초등학교 4학년 김재성 어린이가 쓴 <내 친구와 자전거 타기> 전문이다. '꼬마 시인'은 자전거의 앞바퀴와 뒷바퀴처럼 같이 굴러가는 사이가 친구라고 말한다. 상큼한 비유가 어른 독자의 심금을 울린다.
오랫동안 좋은 친구를 많이 사귀고 싶다
아이들은 친구 사귀는 일을 좋아한다. 좋은 친구들을 오랫동안 많이 사귀고 싶다. 양학초등학교 2학년 진성민 어린이는 자전거의 두 바퀴처럼 함께 세상을 살아가는 그런 친구를 많이 사귀려면 일단 오래 살아야 된다고 생각한다.
거북이는 내가 동물 중 제일 좋아한다.생명이 기니까 거북이는 좋다. 오래 살면 친구도 많이 사귀니까.3단논법 형식을 닮은 간결한 이 3행시은 진성민 어린이가 쓴 <내가 거북이를 좋아하는 이유>이다. 이 '꼬마 시인'이 동물 중 거북이를 가장 좋아하는 까닭은 오래 사는 덕분에 친구들을 많이 사귈 수 있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고양이라면 참 좋을 것 같다.첫째 날은학교 가는 친구들을 놀리듯담장을 훌쩍 넘어등나무 밑에서 늘어지게 낮잠을 잘 것이다.둘째 날은폴짝 폴짝 양학산에 놀라살랑살랑 바람을 맞으며끝도 없는 하늘을 바라 볼 것이다.셋째 날은, 셋째 날은.......배 깔고 누워서 햇볕을 즐기고 싶다.양학중 3학년 이준혁 군이 쓴 <내가 고양이라면>이다. 이 시에도 친구가 등장한다. 시인은 고양이로 변신했으므로 학교에 가지 않지만, 친구들은 학교에 간다. 그래도 고양이는 사람 친구들을 못 잊어 아이들이 오가는 등나무 아래에서 낮잠을 자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