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바브웨 군부의 로버트 무가베 대통령 부부 가택연금을 보도하는 CNN 뉴스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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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 무가베 짐바브웨 대통령의 37년 독재가 막을 내리게 됐다.
AP, CNN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15일(현지시각) 짐바브웨 군부는 성명을 통해 수도 하라레와 국영 방송을 장악했으며, 무가베 대통령 부부를 가택연금하고 있다고 공식 발표했다.
군부는 "이번 사태는 정권을 잡기 위한 쿠데타가 아니라 무가베 대통령 주변에서 국가를 사회적·경제적으로 고통으로 이끈 '범죄자'들을 소탕하기 위한 것"이며 "무가베 대통령과 가족들은 안전하다"라고 밝혔다.
'해방 전사' 칭송받다가 '독재자' 악명 떨친 무가베군부는 쿠데타를 부인했으나, 사실상 무가베 대통령을 끌어내리고 정권을 인수할 것이라는 전망이 유력하다. 짐바브웨 야당 관계자는 "군부는 쿠데타를 쿠데타라고 부르지 않는다"라고 강조했다.
한 전문가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짐바브웨 군부가 쿠데타를 부인하는 것은 지난 2013년 군부 쿠데타가 발생해 아프리카연합(AU)에서 추방당한 이집트처럼 국제사회와 갈등을 일으키지 않으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영국의 식민 지배를 받던 짐바브웨의 독립 운동을 이끌며 '해방 전사'로 칭송받았던 무가베 대통령은 압도적인 지지를 받으며 1980년 정권을 잡았다. 하지만 그는 독재자로 돌변했다.
절대 권력을 휘두르며 온갖 인권탄압과 부정부패로 악명을 떨쳤고, 수많은 정적들을 살해하며 무려 2만여 명이 목숨을 잃는 무자비한 숙청 작업을 벌이기도 했다.
민심을 얻기 위해 외국인 농장주의 땅을 강제로 빼앗아 토지개혁도 단행했다. 하지만 외국인 투자자는 발길을 돌렸고, 국제사회가 강력한 제재를 내리면서 짐바브웨 경제는 파탄나고 말았다.
짐바브웨 국민이 살인적인 물가상승과 실업, 빈곤, 질병 등으로 고통받는데도 무가베 대통령 일가는 수십억 원을 들여 호화 생일잔치를 벌이고 선거 부정을 저지르며 독재를 유지해왔다.
부부 세습 막은 군부, 또 다른 독재의 시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