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정 할머니 생전 모습
나눔의 집 제공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기정(1924년생) 할머니가 11일 오늘 향년 93세로 별세했다. 금일 나눔의 집 안신권 소장에 따르면 이기정 할머니는 이날 오전 8시 35분경 노환으로 영면했다고 전했다.
평생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로 고통을 겪은 충남 당진의 이기정 할머니는 지난 2014년 낙상 사고로 인해 당진 탑동에 위치한 우리병원에서 입원 중 영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기정 할머니를 정기적으로 후원한 '나눔의 집' 안신권 소장은 "이 할머니는 열다섯 살에 싱가포르 위안소로 끌려갔다. 간호사가 되는 줄 알고 갔는데 도착해보니 위안소였다"며 "그저 하루 40~50명의 군인을 상대하며 5년여 간 고통을 받아오셨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할머니는 위안부로 끌려갔다는 사실이 부끄러워 5년간 고초를 겪고 해방이 됐지만 가족에게 가지 못했다"며 "(낙상사고로 인해) 바깥 출입이 힘든 할머니는 누구든 찾아오면 "늙은이 좋다는 사람 아무도 없는데 찾아와 줘서 고맙다"고 손을 꼭 붙들곤 했다"며 자신의 기억을 전했다.
안 소장은 "2011년부터 나눔의 집으로 모시려고 계획 중이었다"며 "2014년에 낙상사고를 당하셔서 할머니 치료와 마음 준비가 되실 때 까지 기다렸다 모시려고 했는데 이렇게 돼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어 "원래 오늘 (나눔의 집)들어오시는 걸 논의하려고 아침에 당진으로 내려가는 도중 오늘 손녀 따님에게 (할머니가)돌아가셨다는 연락을 받았다"며 "할머니들이 끝까지 투쟁하시고 계시는데 (일본) 사과를 못보고 돌아가셔서 마음이 무겁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