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서하는 홍종학 장관 후보자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가 10일 오전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선서하고 있다.
남소연
"부의 대물림에 반대하면서 뒤로는 상속 이득을 챙기는 이율배반적 모습""법꾸라지라고 하는데 세(세금)꾸라지 아닌가"1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홍종학 중소기업벤처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야당 의원들은 시작부터 자료 제출을 제대로 하라며 홍 후보자를 압박했다. 자료제출 요구 발언이 이어지면서 오전 10시에 시작한 청문회는 10시 40분에야 첫 질의를 시작할 수 있었다.
야당 의원들이 요구한 핵심 자료는 홍 후보자 가족의 통장이다.
홍 후보자의 부인이 중학생인 딸에게 2억여원을 빌려줬다. 여당 의원들은 이자 거래 등을 볼 수 있는 딸의 통장 내역을 공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통장 거래 내역을 공개하지 않으면 제대로 된 청문회가 진행되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가족 통장 내역 자료 공개하라" 야당 의원 동영상까지 틀면서 압박몇몇 의원들은 홍 후보자의 국회의원 시절 동영상으로 압박하기도 했다. 이 동영상에는 홍 후보자(당시 국회의원)가 청문회 후보자들에게 "국민 알권리를 보장해야 한다"며 자료 제출을 요구하는 장면이 담겼다.
이채익 자유한국당 의원은 "자유한국당 소속 의원들을 상대로 자료 제출 현황을 파악하니, 41건이 미제출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면서 "(자료 제출을 하지 않는다면) 청문회 진행에 상당히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도읍 의원도 "금전 거래를 개인정보라는 이유로 내지 않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그 사실 자체가 탈세가 되나 안되나 결정적인 단서가 될 수 있다"면서 "후보자가 조세정의 실현하기 위해 노력했다 하는데, 이건 개안정보 문제가 아니라 국민들의 알권리가 큰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여당 의원들은 여당 쪽 자료 공세 요구를 방어했다. 홍익표 의원은 "가능한 자료는 신속히 제출하는 게 맞지만, 개인정보와 관련된 자료는 당사자 동의 없이는 불가능한 경우가 많다"면서 "모녀간 채권 납부에 대한 소명 문제가 있기 때문에 열람 정도는 할 수 있지 않겠나"고 말했다.
부동산 지분 쪼개기 통한 증여 두고 '내로남불' '이율배반'자료 요구는 시작에 불과했다. 야당 의원들은 부의 대물림을 비판했던 홍 후보자가 뒤로는 부의 상속을 하고 있다고 공세를 이어갔다. 홍 후보자 가족이 지분 쪼개기를 통해 부동산을 증여받은 문제가 가장 많이 거론됐다.
홍 후보자가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홍 후보자의 장모 A씨는 지난 2013년 4월부터 2016년 3월까지 3차례에 걸쳐 압구정동 한양아파트, 충무로 상가 등 30억 상당의 부동산 지분을 쪼개 홍 후보자, 배우자 B씨, 홍 후보자의 딸 C씨에게 나눠줬다.
원래 1명에게 증여가 되면 14억 상당의 증여세를 내야 하는데, 여러 명에게 지분을 쪼개 증여해 9억원의 증여세만 납부했다는 것이 야당 쪽 의원들의 주요 공세 내용이었다. '내로남불', '위선', '세꾸라지' 같은 다소 원색적인 표현도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