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방한 이틀째인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연설을 하기 위해 부인 멜라니아 트럼프와 함께 입장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국회 연설은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이 1993년 연설한 이후 24년 만이다.
국회사진취재단
트럼프 대통령은 연설 초반 "한미 양국의 동맹은 전쟁의 시련 속에서 싹텄고 역사의 시험을 통해 강해졌다", "한미 장병은 그 선(휴전선)을 70년 가까이 함께 지켜나가고 있고, 그 선은 오늘날 탄압받는 자들과 자유로운 자들을 가르고 있다"면서 한미 동맹의 공고함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두 세대에 걸쳐 기적과 같은 일이 한반도 남쪽에 일어났다. 끔찍한 참화를 딛고 일어나 지구상 가장 부강한 국가 중 하나가 됐다", "국민들이 스스로 통치할 권리를 요구해 1988년 자유 총선이 열리고 30여년 만에 문민 대통령을 배출했다"면서 남한의 경제성장과 민주화를 높이 평가했다.
하지만 이는 연설의 '본론'이었던 북한 문제를 거론하기 위한 '장치'나 다름 없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의 기적은 자유국가의 병력이 1953년 진격한 곳, 이곳(서울)에서 24마일 북쪽까지만 미친다. 기적은 거기서 멈추고 끝난다"면서 본격적으로 북한 체제를 맹비판했다.
이와 관련, 그는 "북한 노동자들은 끔찍하게 긴 시간을, 견디기 힘든 조건에서 무보수로 일한다", "5세 미만 영유아 중 30%가 영양실조로 인한 발육부진에 시달린다", "2012년과 2013년, 북한 체제는 2억 불로 추정되는 돈, 주민들의 생활 수준 향상을 위해 배분한 액수의 절반에 가까운 돈을 더 많은 기념비와 탑, 동상을 건립해 독재자를 우상화하는 데 썼다" 등 구체적인 예를 들었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을 정조준한 발언도 이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잔혹한 독재자는 주민들을 저울질하고 점수를 매겨서 등급을 매긴다"면서 "충성도에서 높은 점수를 딴 사람은 평양에 거주할 수 있고 가장 낮은 사람들은 제일 먼저 아사한다"고 주장했다. 또 "북한은 종교집단처럼 통치되는 국가"라며 "군사적 이단적 국가의 중심에는 정복된 한반도와 노예가 되어버린 주민들을 보호자로서 통치하는 것이 지도자의 운명이라는 착란적 믿음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김정은 체제가 나라 밖에서 갈등을 모색하는 것은 나라 안의 실패로부터 (주민들의) 눈을 돌리기 위해서다"라면서 "북한 체제가 핵무기를 추구한 것은 잘못된 희망으로 자신의 궁극적인 목표, 한국을 북한 아래에 두는 것을 이룰 수 있다고 믿었던 것이다. (미국은) 그런 일이 결코 이뤄지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경 발언 와중에도 비핵화 등 전제조건으로 대화·협상 가능성 내비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