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러코스트 산책로. 장학리 강원도선거관리위원회 앞 소양강변에 건설된 생태공원이 예산낭비 지적을 받고 있다. 이용하는 사람은 거의 없고, 평균 4년에 한 번꼴로 방류하는 소양강댐 방류 시 훼손·유실될 것이 뻔한 곳에 철재와 합성제품으로 산책로를 만들어 놓아 환경오염 우려와 함께 전형적인 예산낭비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오동철
국민 혈세 약 13억 원이 투입된 강변 생태공원이 이용자는 없고 시설물은 장마로 훼손돼 오히려 시민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문제가 되는 공원은 원주지방국토관리청이 총 사업비 303억여 원을 투입해 공사중인 '소양강 하천정비사업'의 일환으로, 13억 원의 예산을 들여 지난 2012년 동면 장학리 강원도 선거관리위원회 앞 소양강변에 조성한 공원이다.
공원은 명칭은 물론 어떤 안내판도 없어 유령공원과 마찬가지다. 동네주민들조차 공원이 있다는 걸 인식하지 못할 정도다. 여름에는 풀밭으로 방치된 것이나 마찬가지 상태다.
최근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지난 8월 29일부터 소양강댐이 3일간 방류되며 생태공원에 물이 범람해 목재데크 산책로를 크게 훼손했지만 출입금지 안전시설은 물론, 물에 떠내려 온 쓰레기도 치우지 않아 폐허와 다름없다.
전체 면적 약 15만여㎡인 이 공원은 철재빔을 하부구조로 해서 목재데크가 약1km 시설돼 있다. 전체 탐방로 중 1km 정도는 목재데크로, 나머지 탐방로는 자연지반을 조금 손보고 로프난간을 설치했지만 보행이 불편한 돌길이라 이용자는 거의 없다.
생태공원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주변에는 가시박, 단풍잎 돼지풀 등 외래식물이 번식하고 있다. 금계국, 억새 등을 심었지만 잡초가 뒤덮여 어느 곳이 생태공원인지, 강변인지조차도 알 수 없다.
문제는 이런 지역에 무슨 배짱으로 혈세 13억 원을 투자해 공원을 조성했느냐다. 소양감댐을 한 번 방류하자, 수십억 원이 들어간 시설물이 롤러코스터처럼 뒤틀리고 망가지는 곳에 왜 공원을 조성했는지 알 수 없다. 사전검토가 전혀 없었던 것 아니냐는 의문이 드는 대목이다.
이 공원을 조성한 원주지방국토관리청 하천공사과 담당자는 범람에 대비해 사전 검토를 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파악을 해 봐야 안다"며 "방류로 훼손된 사실은 알고 있다. 사전검토가 적절했는지는 판단이 필요한 부분이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