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철 전 MBC사장이 6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이희훈
"MBC는 장악될 수도 없고, 장악할 수도 없는 회사다."김재철 전 MBC 사장은 이명박 정부 국가정보원(아래 국정원)과 공모해 공영방송 장악을 실행했다는 의혹을 모두 부인하며 이렇게 말했다.
김재철 전 사장은 6일 오전 10시께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청사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김 전 사장이 서류가방을 들고 걸어오자, 미리 기다리고 있던 전국언론노조 MBC본부 소속 노조원 50여 명은 그의 뒤를 따르며 "김재철을 구속하라"고 외쳤다.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 조사를 받게 된 김 전 사장은 당당한 얼굴로 "(국정원 지시로 공영방송을 장악하는 일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서울중앙지검 수사팀(팀장 박찬호 2차장 검사)은 김 전 사장이 국정원으로부터 'MBC 정상화 전략 및 추진방안' 문건 내용을 전달받아 MBC 제작진들을 퇴출하고, 정부 비판 성향으로 분류된 방송인 김미화·김제동씨 등을 하차시켰다고 보고 있다. 국정원 개혁발전위원회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명박 정부 시기 국정원은 2010년 'MBC 정상화' 문건을 만들어 청와대에 보고했다.
김 전 사장은 이에 대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문건을 받은 적도 없고 본 적도 없고 들은 적도 없다. 제 목숨을 걸고 단연코 (없었다)"라고 부인했다. 그는 한 노조원이 "진짜 조인트 맞았잖아"라며 야유하자, "누가 MBC 기자나 PD의 조인트를 까겠나"라고 받아쳤다.
앞서 김우룡 전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은 2010년 4월 <신동아> 인터뷰에서 "김 전 사장이 큰 집(청와대)에 불려가 조인트를 맞고 깨진 뒤 (사내에서) 좌파를 정리했다"라고 말해, 청와대가 MBC 인사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나왔다. 김 전 이사장 또한 김 전 사장에게 문건을 전달했다는 국정원 관계자의 증언에 따라 지난 10월 31일 검찰에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돼 조사를 받았다.
김 전 사장이 MBC 사장으로 재직한 2010년부터 2013년까지 <PD수첩> 등 여러 시사프로그램이 폐지됐고, 기자와 PD들이 대량 해고됐다. 2012년 파업에 참여했던 직원들은 직무와 무관한 부서에 배치되는 등 징계를 받았다.
결정권 없다며 책임 회피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