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도별 예산 증가율 추이(추경기준)
참여사회
본예산 기준 7.1% 증가 vs 추경기준 4.6% 증가정부가 주장하는 본예산 기준 증가율과 추경 기준 증가율은 무슨 차이일까. 올해 2017년 최초 예산인 본예산은 400조 원이었다. 그리고 내년도 정부예산안은 429조 원이니 올해보다 29조 원 증가했다는 것이다. 400조에서 429조로 늘어났으니 7.1% 증가했다고 한다.
그러나 올해 중간에 새 정부가 들어섰다. 새 정부는 추가경정(更正)예산을 편성했다. 올해 예산의 규모를 고쳐서 확대했다는 의미다. 그래서 17년 예산은 당초의 400조 원이 아니라 410조 원으로 경정되었다.
즉, 올해 17년 예산은 아침에 400조를 먹고 저녁에 10조를 더 먹어서 총 410조 원이 되었다. 그런데 내년 예산은 429조 원이다. 내년 1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 총 429조 원을 지출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면 올해 변경된 예산안 410조 원보다 19조 원 증가한 429조 원으로 생각하는 것이 더 합리적이지 않을까? 410조에서 429조로 늘어난 것으로 계산하면 증가율은 4.6%다.
그래프를 보면 좀 더 명확해진다. 본예산 기준으로 최근 예산증가율을 보면 내년 증가율은 2010년 이후 가장 높다. 마치 큰 폭의 확장예산 편성처럼 보인다.
그러나 추경이 편성되었던 해의 예산은 당초예산이 아니라 추경예산을 최종예산으로 하고 증가율 그래프를 그리면 두 번째 그래프처럼 18년 끝부분이 뭉툭해진다. 11년 이후 예산증가율을 비교해 보면 딱 중간 정도다. 박근혜 정부 말기인 16년, 17년에 상대적으로 예산 증가가 둔화되어서 그나마 중간 정도는 유지되었다.
물론 당초 예산 기준과 비교하는 것이 전혀 의미가 없는 것은 아니다. 추경이라는 것은 원칙대로 하자면 특별한 재정적 수요가 발생했을 때 편성하는 예외적인 일이다. 예외적인 일은 통계에서 제외하고 산출하는 것이 더 합리적일 수도 있다.
예산증가율, 경제적 실질에 맞춰 바라봐야그러나 실질적으로 추경은 올해에도, 작년에도, 재작년에도 편성되었다. 추경편성을 특별히 예외적인 일이라고 보는 것은 경제적 실질과 어긋난다. 그래서 국회예산정책처가 발간하는 『대한민국 재정』의 연도별 예산액 변화를 보면 본예산 기준이 아니라 추경기준으로 나와 있다.
결국, 내년도 정부예산안 증가율은 본예산 기준 7.1%의 기록적 증가가 아니라 추경 기준 4.6% 증가했다고 판단하는 것이 더 합리적인 측면이 있다.
그렇다면 이제, 내년도 예산증가율을 보고 '인기관리용 퍼줄리즘 예산'이라고 표현하는 모 야당의 논평처럼, 조삼모사를 알지 못하는 사람을 일컬어 뭐라고 놀릴 수 있는지 짐작이 가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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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도 예산증가율이 7.1%라고 말하면 원숭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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