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가 따로 앉아 미사를 볼 수 있도록 만든 8개의 목조 기둥
김종성
비단 금(錦)자를 쓰는 금강은 전라북도 장수군 장수읍에서 발원해 충청도를 거쳐 강경에서부터 충청남도·전라북도의 도계를 이루면서 군산만과 서해로 흘러드는 길이 395km의 긴 강이다. 나바위 성당은 강경을 지나 바다가 가까운 하류지역에 언덕처럼 솟아있는 작은 산(화산) 중턱에 있다.
1907년 완공됐다는 백 년 역사의 나바위 성당은 크지도 작지도 않은 규모의 아름다운 성당이다. 성당 건물은 서양식 건축형태와 한옥 형태가 조화를 이룬 것으로 유명하다. 고딕양식의 뾰족한 첨탑이 있는가 하면 건물 몸체는 기와를 얹은 한옥이다. 성당에 처음 들어설 땐 경건한 마음이 들었는데 성당에 머물수록 푸근함이 함께 느껴졌다.
성당이 이런 형태가 된 건 이 성당 초대 주임신부였던 프랑스인 신부가 12칸짜리 기와집을 인수해 성당으로 개조한 덕이다. 처음에는 흙벽과 마룻바닥, 기와지붕과 나무로 만든 종탑이 선 순 한옥 목조건물이었다. 이후 여러 차례 보수 과정에서 현재의 모습으로 바뀌었다. 1909년 프랑스에서 종을 보내왔는데 흙벽이 종의 무게를 견뎌내지 못해 흙벽은 서양식 붉은 벽돌로 대치됐고, 용마루엔 고딕식 종탑이 들어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