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성 방통위원장에 KBS <김정은의 두 얼굴> 방송 평가 요구하다 파행3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종합 국정감사에서 KBS스페셜 <김정은의 두 얼굴> 프로그램에 대한 이효성 방송통신위원장의 답변을 듣던 도중 야당 의원들이 적절하지 않은 질문이다고 항의하자, 민경욱 자유한국당 의원이 자리를 나서고 있다.
유성호
"맨날 북한, 북한, 북한만 먹고 삽니까!"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목소리를 높였다. 31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장에서 때 아닌 '사상 검증' 논란이 불거지면서다. 그 대상은 이효성 방송통신위원장이었다.
KBS 출신 민경욱 자유한국당 의원의 질의가 문제였다. 민 의원은 지난 9월 방송된 KBS스페셜 <김정은의 두 얼굴> 프로그램을 두고, "이게 온전한 정신으로 제작했는지 모르겠다. 김정은을 혁명가, 저평가된 지도자로 묘사했다"면서 "KBS가 이런 방송을 하는 게 옳다고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이에 이 위원장은 "방송심의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서 하고 있다"고 전제한 후, "제 개인적 생각으론, (방송 내용은) 상식적으로 판단하는 김정은에 대해 다른 측면도 있지만 적도 잘 알아야 한다는 차원 아니겠나 생각한다"고 답했다.
충분한 보충 설명도 내놨다. 이 위원장은 거듭 되는 민 의원의 질의에 "전쟁에 이기기 위해서는 자기 자신도 잘 알고, 적도 잘 알아야 하고, 그 사람(김정은)을 살인광 정도로만 이해해서는 안 된다는 전략적 측면도 있을 수 있고, 그렇게 (해당 방송을) 이해할 수도 있다고 본다", "(김정은에 대한) 국민적 감정과 평가와는 다른 측면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즉, 해당 방송이 북한 김정은에 대한 일반적 평가와 다른 의견을 내놓긴 했지만 그 역시 우리 사회의 다양한 의견 중 하나로 이해될 수 있고, 북한 문제를 풀기 위한 전략적 관점에서도 유익할 수 있다는 얘기였다. 그러나 민 의원의 질의는 계속됐다. 다분히 해당 방송을 '북한 찬양 다큐'로 규정 짓고 이를 긍정하는 이 위원장의 사상을 검증하는 모양새였다.
결국, 이 위원장은 "저는 개인적으로 (김정은을) 폭군 정도로 생각하고 있다"고 재차 밝혔다. 다만, "그(김정은)를 잘 이해해야 극복할 수 있다면, 진실을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라면서 "우리가 김정은에 대해서 너무 일방적으로 생각했던 것은 아닌지(모르겠다)"라고 덧붙였다.
과방위원장인 신상진 한국당 의원은 이를 걸고 넘어졌다. 그는 다음 질의순서인 의원에게 마이크를 넘기지 않고 직접 이 위원장을 향해 "김정은에 대해 일방적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그게 어떤 건가"라고 재차 물었다.
여당 의원들이 "편파적으로 회의를 운영하고 있다"고 항의했을 땐, "위원장 얘기하는 데 끼어들지 마세요", "박홍근 의원님이 간섭할 문제가 아니다", "존경하는 변재일 (민주당) 의원님, 왜 대변인 역할을 하십니까"라고 맞섰다.
결국 고성이 오가면서 국감은 다시 중지됐다. "여기가 무슨 사상검증 하는 데냐(이상민 민주당 의원)", "(이 위원장의 발언은) 이런 시각도 있다는 것 아니냐(변재일 민주당 의원)" 등 민주당의 비판이 이어졌지만 한국당 의원들의 태도는 당당했다. 김정재 의원은 "그러니까 답변을 잘 하셔야지. 그래야 (여당의) 엄호를 안 받죠"라고 이 위원장에게 핀잔을 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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