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양식 경주시장이 지난달 29일 기자간담회에서 불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경주포커스
- 일각에서는 너무 일찍 불출마를 선언해 공직사회의 기강해이나 동요를 우려하기도 한다. 공직자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곧 선거전에 돌입할 텐데, 따져보면 저의 불출마 선언은 겨우 한두 달 빨라졌을 뿐이다. 기회가 된다면 선거 돌입 전에 후보자회의를 한번 요청하고 싶다. 출마하시는 분들에게 공직사회를 이용하지 말라는 부탁도 드리고, 가급적 선거운동 기간 중에는 시청 출입을 자제하도록 부탁드리고 싶다. 공무원들도 엄정중립 자세로 임해야 한다. 설령 도움을 요청하는 경우가 있더라도 과감히 거절하는 엄정중립의 자세, 금도를 보여줬으면 좋겠다.
시민들에게도 요구하고 싶은 것이 있다. 누구를 지지하는 것은 좋은데 남을 비난해서는 안 된다. 또한 선거전에 너무 빠져서 격렬한 싸움이 생기지는 않도록 해야 한다. 후보들이 페어플레이를 할 수 있도록 유권자도 후보자와 함께 노력해야 한다."
- 레임덕에 대한 우려가 적지 않은데, 이 부분에 대한 생각은?"제가 해야 할 것은 엄정한 선거중립이며, 공직사회의 업무 기강을 확립하는 것이다. 직원들도 협조를 잘할 것으로 생각한다. 일반적으로 많이 걱정도 하고 의심도 하는데, 그런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 민원 담당, 새내기 공무원들에게도 기회 있을 때마다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자고 강조하고 있다.
제가 레임덕을 걱정해서, 또는 남은 업무 마무리를 잘 하기 위해서 출마를 할 수는 없는 일 아닌가?(웃음) 불출마를 선언해서 걱정을 할 수는 있지만, 불출마 선언을 통해서 기대하는 많은 장점들은, 일각에서 우려하거나 예상하는 문제점을 충분히 극복하고도 남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자유한국당의 혁신안에는 3선을 배제한다는 내용은 포함되지 않았지만, 현재 여러 가지 정치적 상황으로 볼 때 경주 선거에서 상대적으로 유리하다고 볼 수 있는 자유한국당의 공천을 받는 것이 어렵게 예상되면서 불출마로 가닥을 잡은 것 아니냐는 추측이 있다. 시장의 견해는?"공천은 누구로부터 얻는 것도 아니고, 받는 것이 아니다. 공천은 쟁취하고 빼앗는 것이다. 국회의원이든 중앙당이든 어느 것이든간에 빼앗는 것이지 누구로부터 선물처럼 받는 것이 결코 아니다. 지난번 선거 때도 제가 공천을 받는 과정은 굉장히 어려웠고, 쟁취하는 과정이 있었다. 제가 공천을 받을 자신이 없어서 불출마를 결정한 것은 결코 아니다. 불출마 결심은 오래 전에 한 것이다. 경주를 생각하는 깊은 애정으로 결심한 것이라는 점 다시 한 번 말씀 드린다."
- 불출마 선언 이후 여러 억측들이 나오고 있다. 추측성 말을 옮길 경우 또다른 소문의 출발점이 될 수도 있기 때문에 구체적으로 언급하는 것은 조심스럽다. 이런 억측들이 제기되는데 대해 시장께서 하고 싶은 말씀은? "시민 누구나 사실에 대해 비판할 수 도 있고, 조사해 볼 수도 있다. 그러나 저의 충심을 이해하고, 신뢰하고 믿어 주셨으면 좋겠다. 공천 받을 자신이 없어서 그런 결정을 했다거나 시중에 여러 관측들을 마구 제기한다면 불출마 선언의 의미는 상실된다. 만약 그런 이유로 불출마를 선언했다면 저의 불출마 선언은 패배자의 길에 불과하다. 그런 것이 결코 아니다.
일각에서는 다른 공직을 맡을 것이라는 추정을 하기도 하는데, 저를 시장 자리에 보내준 소속 정당에 대해 마지막까지 신의를 함께 할 것이다. 제게 공직을 맡아 달라고 제안을 해올 일도 없다. 제 나이가 대한노인회 정회원이다.(웃음) 욕심을 냈다면 불출마 선언을 하지 못했을 것이다."
"불출마 철회 서명운동, 간곡하게 만류"- 불출마 선언이후 변화를 느끼는 것은 무엇인가?"마음을 내려놓았다는 느낌이 있다. 동시에 저를 지지해준, 저와 함께 했던 분들과 한마디 상의도 하지 않고 불출마를 선언한 것이 늘 송구한 마음이다. 그 분들에게는 지금도 다니면서 양해를 구하고, 이해를 구하고 있다.
처음에는 불출마 철회를 요구하는 현수막을 붙인 것을 보고 저에 대한 대접이라는 생각도 했다. '잘 가라'하는 것보다는 그래도 '고생했다'고 하는 것을 보고, 저를 생각해주는 분이 있구나 하고 위로 받은 측면이 있었다. 그러나 너무 지나치면 제가 마치 다른 생각을 품은 듯한 느낌을 줄 수 있다는 생각이 들더라. 그래서 연휴가 끝나고 즉시 현수막을 모두 철거하라고 지시했다.
일부에서는 불출마 철회를 요구하는 서명운동을 하려는 움직임도 있었지만, 제가 간곡하게 만류했다. 이제 더 이상은 없을 것이다. 저의 충정을 지지자들도 이해해 주셨으면 좋겠다. 저를 반대하셨던 분들도 이 점에 대해서는 이해를 해주시기 바란다. 남은 8개월은 오로지 최선을 다해 시정에 임할 수 있도록 도와주시기 바란다. 경주의 새로운 정치질서, 정치문화가 형성되는 데 저의 결정이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도 있다.(최양식 시장의 지지자들은 지난 10월 17일 오전 10시30분부터 시청 앞에서 대규모 불출마 철회 요구를 계획했다. 경주경찰서에 집회신고까지 제출했다. 이런 움직임을 파악한 최 시장은 단체 관계자들에게 전화통화를 하거나 핵심 측근을 보내 집회를 개최하지 말 것을 요구했다고 한다. 이날 집회는 결국 무산됐다(기자말)."
- 시민들께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경주시가 한 단계 더 도약하려면 10월31일 경주에서 개막하는 세계유산도시기구 총회에서 경주시가 8개의 이사 도시로 진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제가 회장으로 선출되는 것은 불출마 선언으로 어렵게 됐다고 생각하지만, 이사 도시로 진출은 꼭 성사시키고 싶다. 지난 추석연휴기간 동안 경주에는 110만 명이 방문했다. 지진의 상흔을 어느 정도 떨쳐 버렸다고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것은 적어도 경주 왕경 구역 내에서는 관광객들이 자동차를 외곽지에 주차해 두고 걸어서 다닐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하는 것이다. 흥륜사 앞뜰에 2000대, 7번국도 박물관 주변에 1000대 규모의 대규모 주차장을 조성하고 싶다. 황남초등학교터도 매입해서 관광과 시민을 위한 좋은 시설 만들고. 제2동궁원 조성을 계기로 그 일대를 리조트 단지로 조성하면 좋겠다.
경주는 잠재력이 매우 큰 도시다. 얼마 전 국토교통부부장관이 경주를 방문했을 때 '경주가 어떻게 이렇게 깨끗하냐?'며 감탄한 적이 있다. 청소를 깨끗이 했다는 것과는 다른 의미, 즉 도시 전체를 잘 가꾸었다는 평가로 해석했다. 전임 역대 시장님들께서 꾸준히 추진하셨고, 저 역시 역대 시장님들의 업적 이어 받아 나름 열심히 추진한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경주가 세계적 도시로 도약하도록 시민모두가 힘을 모았으면 바람을 전하고 싶다."
- 2010년 출마직전에 발간한 <최양식이 꿈꾸는 세상>이라는 책에서 '경주를 단순히 보여주는 도시가 아니라, 대를 이어 살고 싶고, 다시 돌아오고 싶은 행복도시, 누구나 찾고 싶은 품격도시로 만들고 싶다'며 나중에 공약이 됐던 여러 구상을 펼친 내용이 있다. 임기마무리를 앞둔 시점인데, 그 구상은 어느 정도 충족됐다고 보는가?"한 80퍼센트는 됐다고 본다. 제가 하지 못한 나머지 20퍼센트는 다음 시정을 이끄는 분의 시정목표 속에 포함되기를 희망한다."
- 퇴임 후 개인적으로 하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서예나 그림, 주1회 봉사활동을 하고 싶다. 재임때 바빠서 제대로 하지 못했던 정기적인 봉사는 꼭 실천할 생각이다. 경주 시장으로 재직하면서 단절된 서울 생활에서 쌓았던 여러 인적 네트워크도 빨리 회복해야 한다. 경주에 분명히 도움 줄 수 있는 분들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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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양식 경주시장 "욕심 냈으면 '3선' 불출마 선언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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