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사 라이브 방송농산물이 어떻게 자라는지를 알려주는 것은 훌륭한 교육이자 가장 효과적인 판매방법이다
홍창욱
농산물을 수확할 시기에 매번 전화를 하거나 개인 톡을 날리며 판매에 매진할 때도, 농사에 대한 내 철학과 고충까지 미리 친구들과 공유할 수 있기에 지인들이 도와줄 수 있는 접점이 넓어진다. 이건 농산물을 몇 상자 더 파느냐의 문제를 넘어서는 것이다. 이미 내 일상이 연결되어 있기에 수확 시기, 판매 시기에 '친구야, 내 농산물 좀 사줘'라고 매달릴 필요가 없는 것이다.
꼬마들의 TV, 검색사이트라 할 수 있는 유튜브에는 매일 수많은 방송이 올라온다. 영상기반이기에 전 세계 누구나 볼 수 있고 누구나 휴대폰으로 쉽게 촬영해 바로 올릴 수 있다. 향후 농업 관련 영상들도 많이 제작될 텐데 꾸준히 콘텐츠를 올리고 자신만의 방향을 잡아가는 것이 중요하다. 내 막내 누나는 '프랑스 자수'로, 조카는 '중딩 콘텐츠'로 꽤 유명한 유튜브 제작자가 되었다. 농사를 지어서가 아니라 자신의 농사 영상의 광고수입으로 돈을 더 버는 농부가 곧 나올 것이다.
나는 팟캐스트와 소셜미디어가 소비자 직거래를 위한 무료 플랫폼 시대를 열었다고 평가한다. 시골에서 농사만 아는 농부라 할지라도 그 농부의 철학과 그가 흘린 땀방울이 정직할 때 판매에 어려움이 없는 세상이다. 소비자는 생산자와 직거래를 하며 신선한 농산물을 구입할 수 있고 농민들에게 직접 이익을 줄 수 있다. 생산자 또한 고객을 확보해 농사를 보다 안정감 있게 지을 수 있다. 지역에는 이를 연결하고 지원하는 다양한 주체들이 존재한다.
농촌에 거주하며 직거래를 하다 보니 어려움이 참 많다. 서울을 거점으로 한 유통기업들은 전국의 온갖 과일과 채소가 몰리는 공판장에만 나가봐도 상품을 구할 수 있고 가격 또한 저렴하다. 전국에서 내로라하는 우수농민이나 생산자단체의 농산물만을 판매할 수도 있다. 상품 자체의 경쟁력만을 놓고 보자면 지역이 부족할 수 있지만, 상품을 만드는 사람의 이야기를 직접 들을 수 있는 현장성이 바로 지역의 경쟁력이다. 지역을 거점으로 한 농산물 판매, 로컬푸드는 거리와 품목에 한정되지만, 현장에서 다양한 농부들을 만나고 그들 이야기를 가까이에서 들을 수 있기에 지속 가능하다. 개인방송은 그들 이야기를 조금 더 쉽게, 실시간으로, 소비자만이 아니라 시민협력자에게 전한다. 상호 연결된 세상이 서로를 이롭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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