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 주민들이 순서를 기다리며 칼갈이를 구경합니다. 모두 놀라운 표정으로 지켜보고 있습니다.
전갑남
"참 좋은 일 하시네요. 잘 안 드는 칼을 이렇게 새 칼처럼 갈아주신다니 너무 좋아요. 칼갈이 장인이신가 봐요?" "장인까지는 아니구요. 제가 개발한 기계로 여러 단계 거쳐 세밀하게 손을 보니까 쉽게 갈리는 것뿐이에요."
봉사활동을 나온 권영옥(65세)씨는 불편한 의자에 앉아서 여러 장비를 가지고 칼을 갈아냅니다.
칼갈이는 연삭기부터 시작하여 움직이는 거친 숫돌, 고운 숫돌 등 여러 단계를 거쳐 갈아냅니다. 칼갈이 기계가 세 대가 있는데 칼의 종류에 따라 거치는 단계도 다릅니다. 혼자서 기계를 옮겨 다니시며 참 열심이십니다. 맨 마지막 단계는 가죽 띠에 칼날을 문지른 것으로 끝을 냅니다.
날이 선 칼을 가지고 종이를 잘라보며 시험을 해봅니다. 종이가 면도날처럼 잘려나갑니다.
칼을 갈러 나온 사람들이 마술 같은 신통방통한 칼갈이 솜씨에 놀라움을 금치 못합니다.
"야! 이건 면도날 저리 가라네!""이런 칼로는 회를 떠도 안성맞춤이겠어!""암만 갈아도 들지 않았는데, 우리 칼 임자 만났구먼!"권씨는 주민들의 칭찬에 아껴두었던 말을 합니다.
"나 이래 봬도 KBS, MBC, SBS 등 방송에만 열 번도 넘게 나왔어요! 아마 보신 분들도 있죠? 공짜라고 건성으로 갈지 않으니 잘들 쓰세요!"자기 일에 자부심을 갖고 봉사하는 권씨의 마음이 좋아 보입니다. 생색내기가 아닌 진정한 마음이 깃든 이런 봉사가 참다운 봉사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