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단풍이 여행자를 유혹하는 경상북도 영덕의 팔각산.
경북매일 자료사진
동해에 비치는 아름다운 그림자 팔각산높이가 628m에 이르는 팔각산은 계곡을 끼고 8개의 바위기둥이 이어져 있다. 그런 이유로 '옥계팔봉(玉溪八峯)'이라고도 불린다. 높은 산은 아니지만 기묘한 형상의 바위와 경탄을 부르는 깎아지른 암벽이 있어 단풍철이 아닌 평소에도 등산을 즐기는 이들이 적지 않다.
휘영청 떠오른 달 아래 서면 팔각산의 그림자가 동해에 비치는 걸 볼 수 있다. 두말 할 것 없이 가을밤의 절경이다. 또한 팔각산엔 전국에서 가장 긴 출렁다리(70m)가 있다. 봉우리에선 단풍과 함께 삼사해상공원과 옥계계곡의 물줄기를 내려다볼 수도 있다.
팔각산과 동대산에서 흘러내린 물이 합쳐지는 옥계계곡은 팔각산이 간직한 보물 중 하나다. 침수정(枕漱亭)이 자리한 이 일대는 경상북도기념물 45호로 지정돼 있다. 계곡 가운데는 꽃봉오리 모양의 진주암(眞珠岩)이 있고, 주변의 병풍바위, 향로봉, 촛대바위 등이 여행자의 눈길을 끌어당긴다.
옥계계곡은 옥(玉)처럼 맑은 물이 흐른다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상마산 삼림욕장 옆을 스쳐가는 물길 위를 출렁다리로 건너면 또 다른 비경이 나타난다. 영덕 사람들은 이곳을 산성계곡이라 부른다.
바닥이 훤히 보일만큼 깨끗한 계곡물 위에 떠있는 노랗고 빨간 단풍잎은 보는 사람들의 탄성을 자아낸다.
일곱 가지 보물을 찾아보는 즐거움 칠보산영덕군 병곡면에 위치한 칠보산(七寶山)은 태백산맥의 끝자락에서 그 아름다움을 뽐낸다. '일곱 가지 보배가 있는 산'이라는 명칭은 어떤 이유로 지어졌을까? 여기에는 재밌는 이야기가 하나 전한다.
고려시대 영덕을 찾은 중국의 학자 하나가 칠보산 계곡에서 마른 목을 축이고는 물맛에 놀라 "분명 이 산에는 일곱 가지의 보물이 있을 것"이란 말을 했다고 한다. 아니나 다를까. 사람들이 산을 다니며 확인해보니 더덕, 산삼, 황기, 멧돼지, 구리, 철, 돌옷(바위에 난 이끼) 등 일곱 가지 귀한 것들이 있었다. '칠보산'은 그렇게 얻어진 이름이다.
울긋불긋한 가을 옷으로 갈아입은 칠보산 정상에 오르면 발 아래로 고래불해수욕장이 한눈에 들어온다. 여름에 보는 해변도 좋지만, 낭만과 서정으로 출렁이는 10월의 물결도 그에 못지않게 아름답다.
칠보산 동쪽엔 신라 선덕여왕 때 창건된 유금사(有金寺)가 있다. 이곳을 찾는 여행자는 보물 674호 유금사 삼층석탑을 돌며 소원을 빌어볼 수도 있다. 또, 여기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선 칠보산 자연휴양림이 일상에 지친 도시인들을 위로한다.
산세가 가파르지 않고 완만한 칠보산은 등산 초보자들에게 인기다. 자녀들과 함께 하는 가족 단위의 등산객을 어렵지 않게 만나게 된다. 산 아래엔 캠핑을 즐길 수 있는 자연휴양림이 있어 사계절 내내 관광객의 발길이 이어지는 곳이 칠보산이다. 이를 증명하듯 최근엔 대기업 연수원이 들어서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