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수덕사에서 열린 ‘제9회 만공대선사 학술대회’ 개회식에서 정묵 주지스님, 설정 방장스님, 옹산스님(왼쪽부터)이 인사를 하고 있다.
<무한정보> 이재형
제9회 만공대선사 학술대회가 '일제총칼 앞에서 조선의 얼을 지킨 만공'이라는 주제로 13일 덕숭총림 수덕사 황하정루(충남 예산군 덕산면)에서 열렸다.
경허만공선양회(회장 옹산스님)가 주관한 이날 학술대회장에는 수덕사 정묵 주지스님과 조계종 총무원장에 당선된 설정 방장스님을 비롯한 덕숭총림의 스님들과 황선봉 예산군수, 김기영 도의원, 유영배·김만겸 군의원, 고남종 전도의원 등 정치인들도 참석해 큰 관심을 보였다.
수덕사 교무국장 상준스님의 사회로 진행된 개회식에서 정묵 주지스님은 "선불교의 선구자이신 만공선사께서는 조선불교의 정통성과 자주성을 찾고자 조선 총독에게 '할'로서 불호령을 내렸고, 조선독립을 위해 천일기도를 봉행하셨다. 아쉽게도 이런 비폭력 항일투쟁이 세간에 널리 알려지지 않아 이번 학술대회에서 선사의 독립운동을 깊이 고찰하는 기회가 되길 기원 드린다"고 인사했다.
이어 설정 방장스님은 법어를 통해 "일제총독이 조선불교 31본산 주지회의를 연 자리에서 승려들도 결혼하고 일본의 시책을 따르라 했을 때 만공선사께서 벌떡 일어나 대갈일성으로 꾸짖었다. 이는 일제의 잘못된 불교정책 뿐만 아니라 조선 침략의 부당성을 지적한 추종세력들에게 주는 경고였다"며 "세월은 흘러도 대선사의 유훈은 영원하리라. 서릿발같은 정음의 우렁찬 소리, 삿된 무리들에게 낙담의 경정이요, 정법의 생명들에겐 감로수여라"고 강조했다.
학술대회를 주관한 옹산스님은 대회사에서 "일제 강점기 총독에게 날린 대담무쌍한 만공선사의 발언이 전국에 퍼지자 수많은 우국지사와 스님들이 박수갈채를 보냈다. 이는 생사불이의 경지를 체득한 항일 독립정신의 발로이다. '할'이란 정신력으로 미나미 총독의 혼쭐을 끊어버린 선사의 투쟁은 저격이나 폭탄 투척보다 차원 높은 정신적 항일운동이었다. 그럼에도 선사의 독립운동이 정부로부터 유공자 서훈도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은 매우 부끄럽고 안타까운 일이다. 만공선사의 자주지존의 선지로부터 우러난 독립운동을 재조명 할 수 있도록 사부대중이 뜻을 함께 해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