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10월 8일 신혜원 주장 관련 보도(위)와 10월 9일 신혜원 주장 관련 보도(아래)에 사용된 자료화면 비교(10/8~9)
민주언론시민연합
MBC가 다음날 내놓은 <'진실공방' 재연되나?…"특검․국정조사">(10/9) 역시 다른 무엇보다 신씨의 주장을 '유포'하는데 방점을 찍고 있습니다. 총 2분12초짜리 보도에서 앵커 멘트를 포함해 초반 1분30초가량을 신씨의 주장을 소개하는데 할애하고 있는데요. 신씨의 발언은 자료화면과 함께 무려 두 차례나 직접 인용됩니다. 이 과정에서 MBC는 전날 자료화면으로 이미 소개한 기자회견 당시 신씨의 발언 장면을 재차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신씨의 주장 뒤에 덧붙여 놓은 설명 역시 "태블릿PC에서는 신씨와 함께 캠프에서 일한 동료 사진 수십장도 발견됐습니다. 검찰은 태블릿PC 자체가 아닌 태블릿PC에서 발견된 문서 200건 가운데 3건만 재판부에 증거로 냈습니다. 검찰은 태블릿PC에 담긴 1900여 장의 사진 중 최씨 사진이 2종류 나온 점, 통신사 로밍 안내 문자와 최씨의 동선이 같다는 정황을 들어 최씨 것이라고 결론 내렸습니다"인데요. 태블릿PC 내 수많은 문서와 사진 중 최 씨와 관련된 것이 극히 적다는 점을 숫자를 들어가며 강조하고 있다는 측면에서, 이는 사실상 신씨 주장에 힘을 실어주는 설명이라 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이같은 설명은 사진 파일 1900여 장에는 자동 저장되는 그림이나 사진, 카카오톡 이모티콘 등이 모두 포함돼 있어 태블릿PC의 실소유주를 추정하기 위해서는 태블릿PC로 직접 촬영해 저장된 사진 폴더 내 사진자료를 봐야 하고, 이 폴더에서 확인된 최초 사진 2종류가 '셀카'와 '조카 가족 사진' 등의 내밀한 것이었다는 '핵심 정보'를 누락한 것이기도 합니다.
TV조선은 친박단체 반발 담아TV조선의 <"태블릿 내 것" vs "근거 없다" 일축>(10/8)은 제목만 보면 얼핏 진실공방 보도로 보이는데요. 보도의 구성을 보면 총 1분53초 중 도입부 1분가량을 신씨 등의 주장 소개에 할애하고 있으며, 이어 25초가량은 "검찰은 신씨가 주장하는 태블릿은 최순실 씨의 것과 다른 거라고 잘라 말합니다. 'SNS팀 운영 방안'이라는 문서는 신씨가 대선캠프를 떠난 2012년 12월 말 이후에 작성됐고, 최순실씨의 날짜별 국내외 이동경로와 태블릿에 저장된 위치기록이 정확히 일치한다는 근거를 들었습니다"라는 검찰 주장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또한 TV조선은 이런 검찰의 반박 뒤에 다시 "하지만 박 전 대통령 지지자들은 태블릿 폭로는 내란음모였다고 주장하며 집단행동에 나설 태세"라며 굳이 '친박 단체'의 입장을 덧붙였습니다. 정말 강조하고 싶은 내용은 보도 앞뒤에 붙여 놓고, 이 주장에 대한 반박은 가운데에 구색맞추기식으로 끼워 넣는 '샌드위치 보도'인 셈입니다.
MBN은 <"태블릿 내 것">(10/8)에서 보도 말미에 기자가 "구속 시한을 앞두고 나온 '양심선언'에 박 전 대통령의 영장 재청구를 막기 위한 여론몰이 아니냐는 비판"을 전하고 있기도 합니다.
그러나 MBN은 신씨의 주장의 문제점을 정확히 짚는 대신 이를 '정치공방' 혹은 '갑론을박'의 소재로 처리하는 행태를 보였습니다. 특히 9일의 <왜 이제 와서?>(10/9)에서는 신씨의 주장을 소개하다가 보도 말미 "인터넷에서는 신씨의 주장에 대해 황당하다는 반응과 일리가 있다는 견해가 맞서면서 하루 종일 갑론을박이 이어졌습니다"라는 설명을 덧붙였는데요. 취재를 통한 검증 결과를 전해야 할 타이밍에 네티즌 반응을 가져다 붙이는, 인터넷매체의 어뷰징 기사 포맷을 그대로 방송 보도에 적용한 꼴입니다.
이어지는 <"그림 파일은 수정 불가">(10/9) 역시 "연설문은 그림 파일 형식이라 수정할 수 없다"는 신 씨의 주장에 대해 "여기에 대해서도 속 시원한 이유는 오리무중" "신씨 주장이 증명되기 위해서는 검찰의 포렌식 보고서 공개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등의 설명을 덧붙여 놓고 있을 뿐입니다.
* 모니터 기간과 대상 : 2017년 10월 8~9일 KBS <뉴스9>, MBC <뉴스데스크>, SBS <8뉴스>, JTBC <뉴스룸>(1,2부), TV조선 <종합뉴스9>, 채널A <뉴스A>, MBN <뉴스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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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블릿PC 조작' 주장, 검증 없이 보도한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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