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경주시 양남면 월성원전 입구에서 천막을 치고 농성을 벌이고 있는 황분희씨.
조정훈
지난달 28일 찾은 농성장은 굳게 문이 닫혀 있었다. 주민들이 3년 넘게 농성을 이어온 이곳에는 '천막농성 3년, 나아리 방문의 날'이라고 쓴 현수막이 걸려 있고 9월 25일의 날짜와 '집회일수 1125일'이 적혀 있었다.
이곳은 문재인 대통령이 후보시절 찾았던 곳이기도 하다. 농성장을 지키고 있던 황분희씨는 "우리 주민들은 이미 피폭이 되어 있다"면서 "어른들도 그렇지만 엄마 배속에서 이미 오염이 돼 태어나는 아이들도 있다"고 말했다.
황씨는 "우리 손자도 2년 전 4살 때 검사를 했는데 어른보다 방사능이 더 많이 나왔다. 교수들이 애들은 성장하면서 더 많이 방사능에 오염된다고 한다"며 "공기나 물, 먹거리 모두 오염돼 있다. 애들을 키울 수 없고 사람이 살 수 없는 곳이 되었다"고 한탄했다.
실제로 지난 2015년 최민희 전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이 한국수력원자력으로부터 제출받은 '월성 삼중수소 환경영향평가' 결과를 분석한 결과 월성원전 주변 주민들의 소변에서 삼중수소가 검출되었다.
삼중수소는 수소보다 3배 무거운 수소로 주로 중수로 원전에서 나오는 방사성폐기물의 일종으로 피부나 호흡기, 수분섭취 등으로 체내에 흡수되어 염색체 이상을 일으키고 암을 발생시키는 방사선물질로 알려져 있다. 월성원전은 중수로 4기 등 모두 6기가 가동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