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퀴어 컨텐츠 유튜브 채널 수낫수의 동영상 목록 화면. ⓒ 유튜브 페이지 갈무리
남지현
자신을 "그냥 퀴어 콘텐츠를 만드는 사람"이라고 소탈하게 소개한 그는 직장생활을 하며 유튜브 활동은 취미 삼아 한다고 말했다. 수(Soo)는 그의 영어 이름이다. 본명은 밝히지 않았다. 친구와 놀며 만든 영상을 올린 걸 계기로 지난 2015년부터 유튜브 활동을 시작했고, 성소수자에 대한 영상을 만들기 시작한 건 지난해부터라고 한다.
퀴어문화축제 현장을 영상에 담기도 하고, 다른 퀴어 유튜버들과 성소수자가 흔히 받는 질문에 답하는 식으로 출연도 했다. 최근에는 자신의 연애담을 솔직히 풀어 놓은 영상으로 큰 호응을 얻었다. 구독자도 꾸준히 늘어 1만 400명을 넘었다.
"제가 만드는 퀴어 콘텐츠의 타깃 수용자는 아직까지는 퀴어예요. 보통은 이성애자들을 대상으로 성소수자에 대한 편견을 깨고자 만드는 퀴어 콘텐츠가 많죠. 저는 성소수자들이 공감하면서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고 싶었어요." '퀴어가 묻고 퀴어가 대답한다'는 뜻의 큐큐앤에이(QQ&A)는 그가 만든 대표적 연재물이다. 동성애자, 양성애자, 범성애자, 트랜스젠더 등 다양한 성적지향과 성정체성을 가진 이들이 직접 출연해 자신을 설명하고, 흔히 받는 질문에 답하는 형식이다.
성정체성이나 성적지향은 아직 그 정의에 대해 다양한 논의가 오가며 의미가 형성되는 과정에 있기 때문에, 하나의 정의를 토대로 영상을 만드는 것이 부담스럽기도 했다. 수는 "하지만 '2017년 한국에서 양성애자는 이렇게 정의되었다는 기록이 될 수 있다'는 얘기를 듣고 작업 의지를 다졌다"고 말했다.
수가 만든 '양성애, 다성애, 범성애 101'라는 영상은 우리 사회에서 성소수자에 대한 정의가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 보여준다. 현재 통용되는 정의는 생물학적 성을 기준으로 한다. 동성애자는 '동성에게 성적으로 끌리는 사람', 양성애자는 '동성과 이성 모두에게 끌리는 사람', 범성애자는 '성별에 상관없이 성적 이끌림을 경험하는 사람'으로 규정되곤 한다. 그러나 수의 영상 속 한 출연자는 퀴어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생물학적 성이 아닌 젠더(사회적 의미의 성)를 기준으로 정체성을 정의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나오는 양성애자에 대한 정의는 자신과 같은 젠더와 자신과 다른 젠더에게 성적 끌림을 느끼는 사람이라고 설명했다.
영상으로 담담하게 커밍아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