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 타임스퀘어 군함도 광고군함도 관련 영상 광고에 등장하는 광부가 군함도에 강제 징용된 조선인이 아니라 일본인이라는 것이 밝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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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뒤로도 서 교수의 사소한 실수가 이어졌다. 올 7월에는 미국 뉴욕 타임스퀘어에 등장한 군함도 관련 영상 광고 속 광부가 군함도에 강제 징용된 조선인이 아니라 일본인으로 알려져 사과한 바 있다.
이처럼 반복되는 실수가 그동안 바로잡히지 않은 이유는 한국과 관련해 일하면 무조건 '좋은 일을 하는 사람'으로 인식돼 대중의 시선이 관대해져서 그런 것으로 보인다. 우리 역사와 문화를 세계에 알리고 과거사 문제를 거론하면 일종의 '까임 방지권(타의 모범이 될 만하거나 개념 있는 어떠한 일로 이미지를 좋게 만들어 잘못을 저질러도 어느 정도 비난을 방지 받는 권리)'을 갖게 되기 때문이다.
한 박물관장은 2014년 8월 라디오와의 인터뷰에 출연해 보물 326호 충무공 장검이 가짜일 수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그는 "1910년에 조선미술대전에 보면 쌍룡검이라고 이순신 장군이 썼던 칼이라고 해서 한 쌍의 칼이 나오는데, 일제강점기 이후 63년도에 현충사에 있는 이 칼이 나올 때까지 존재가 없었다. 그런데 갑자기 없어진 칼이 63년도에 보물로 지정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순신 장군의 쌍룡검과 장검은 엄연히 다른 칼이라는 건 문화재와 관련해 일하는 사람들은 다 아는 사실이다. 결국 당시 그가 전혀 다른 칼을 동일한 칼로 혼동해 보물로 지정된 장검을 가짜라고 주장한 것을 두고 문제가 제기됐다.
2015년에는 이런 일도 있었다. 세종 때 제작된 측우기가 영국 왕립과학박물관에 있다며 이것을 환수하겠다는 사람이 나타났다. 그 소식을 듣고 세종 때 제작된 측우기가 어떤 이유로 불법 반출됐는지 사실 이해가 되지 않았다.
기자가 일하는 문화재제자리찾기(해외로 불법 반출된 문화재를 반환하는 일을 주로 하고 있다)로 측우기 관련 질의가 계속 들어와서 조사해봤다. 영국 왕립과학박물관에 있던 측우기는 모조품이라는 사실이 5분 만에 밝혀졌다. 측우기가 모조품이라는 사실은 각종 블로그에도 심심하지 않게 올라가 있는 상황인데도, 자신이 본 것만 믿은 시민단체 관계자가 과도하게 주장했던 것이다.
과거사 관련 일을 하는 사람들은 절대 실수해서는 안 된다. 한 번의 실수가 국익에 해를 끼칠 수도 있고 한 번의 실수로 더 큰 문제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그런 사례가 있다.
2013년 3월 절도범에 의해 우리나라로 밀반입된 관세음보살좌상 회수 문제를 위해 한국의 시민단체가 대마도 관음사를 방문한 적이 있다. 이 당시 약속도 잡지 않고 관음사를 방문해 일본 우익 세력이 '한국은 도둑질한 물건을 돌려주지 않는 무례한 민족이다'라고 말할 빌미를 제공했다.
그 후, 일본에서 과거사 문제에 대한 시민단체의 활동이 제한당했다. 지금도 일본 측은 대마도 불상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어떤 문제도 언급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결국 이 시민단체의 성급한 판단이 다른 시민운동가의 활동을 방해했고, 일본에서 분투하고 있는 사람들에게도 큰 해가 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