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중의원 해산·조기 총선 선언... "국민 신뢰 물을 것"

다음 달 22일 총선 실시... 지지율 오르자 '꼼수 총선' 비판도

등록 2017.09.26 07:51수정 2017.09.26 0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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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베 신조 총리의 중의원 해산 발표를 보도하는 NHK 뉴스 갈무리.
아베 신조 총리의 중의원 해산 발표를 보도하는 NHK 뉴스 갈무리.NHK

일본 NHK에 따르면 25일 아베 총리는 기자회견을 열고 28일 임시 국회에서 중의원 해산을 단행하고 다음 달 22일 조기 총선을 치르겠다며 '국난 돌파를 위한' 해산 및 총선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아베 총리는 "급속한 고령화를 극복하고, 북한의 핵 위협으로부터 국가의 미래와 국민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전력을 다할 것"이라며 "국민의 신뢰 없이 개혁을 추진할 수 없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북한에 대해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을 완전히 포기시켜야 하고, 이를 거부한다면 최대한의 압력을 가해야 한다"라며 "국민의 신뢰를 바탕으로 국제사회와 연대해서 단호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베, '북풍' 타고 지지율 오르자 '꼼수 총선'

아베 총리는 앞서 자민당 간부 회의를 소집해 오는 중의원을 해산하고 총선을 치러 소비세 증세에 따른 세수 증가분의 사용처 수정과 북핵 대응에 관한 국민의 신뢰를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아베 총리는 소비세 증세를 결정하며 세수 증대분을 재정 건전화를 위한 국가 채무 상환에 사용하겠다고 공약했으나, 고령화 극복 정책과 교육·보육 무상화 재원으로 활용하는 방안으로 바꾼 바 있다.

의원 내각제인 일본에서 하원 격인 중의원은 임기가 4년이지만 총리가 해산권을 갖고 있다. 현재 중의원의 임기는 내년 말에 끝나지만 아베 총리가 해산권을 발동하며 조기 총선을 치르게 된다.


그러나 야권에서는 '꼼수 총선'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아베 총리가 추락했던 지지율이 다시 오르자 총선 승리를 통해 사학 스캔들을 덮고 국정 장악력을 강화하겠다는 의도라는 지적이다.

아베 총리는 자신의 친구가 운영하는 사학재단 대학에 학부 신설 특혜를 제공했다는 '사학 스캔들'에 휘말려 지지율이 취임 후 최저 수준인 20%대까지 추락하며 정권 퇴진론까지 나왔다. 


그러나 최근 북한의 잇따른 핵·미사일 도발로 안보 위기론을 확산되자 대북 강경책을 내세운 아베 총리의 지지율은 50%대를 회복했고, 지금 총선을 치르면 압승을 거둘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야권은 해산의 명분이 부족하다고 반발했다. 제1야당 민진당의 세이지 마에하라 대표는 "북한의 위협을 앞두고 국민의 안전보다 자신의 정권 연장을 더 중요하게 여기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고이케, 야권 통합으로 아베와 맞대결

 고이케 유리코 도쿄도지사의 신당 창당 발표를 보도하는 NHK 뉴스 갈무리.
고이케 유리코 도쿄도지사의 신당 창당 발표를 보도하는 NHK 뉴스 갈무리.NHK

아베 총리는 자위대의 역할을 헌법에 명기하는 개헌을 추진하기 위해 전체 의석 3분의 2에 달하는 310석을 차지하는 것이 목표다. 그러나 야권에서 '포스트 아베'로 떠오른 고이케 유리코 도쿄도지사의 돌풍이 이어진다면 승부를 예측하기 어렵다.

지난 7월 도쿄도의회 선거에서 자민당을 꺾고 압승을 거두며 고이케 도지사는 최근 '희망의 당'이라는 신당을 창당하며 총선에서 자민당과의 맞대결을 예고했다. 민진당, 공산당 등 다른 야당들도 후보 단일화를 통한 야권 통합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자민당의 중진 세력인 후쿠다 미네유키 내각부 부대신도 최근 "새로운 일본을 만들고 싶다"라며 전격 탈당을 선언, 고이케 도지사의 '희망의 당'에 입당하며 자민당에 큰 타격을 입혔다.

이처럼 '희망의 당' 돌풍이 거세지자 아베 총리의 최측근인 하기우다 고이치 자민당 간사장 대행은 "고이케 도지사는 2018 도쿄 올림픽이라는 큰 행사를 앞두고 총선보다는 도정에 집중하는 것이 옳다"라며 경계에 나섰다.

반면 고이케 도지사는 "아베 총리가 무엇을 목적으로 의회를 해산하고 총선을 치르겠다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다"라며 "많은 유권자가 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라고 본격적인 공세에 나섰다.

전날 <교도통신> 발표한 여론조사(23~24일) 결과에 따르면 이번 중의원 해산에 '반대한다'는 응답이 64.3%로 '찬성한다' 23.7%를 압도했다.
#아베 신조 #고이케 유리코 #일본 총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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