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기자의 한가위책보 [함께라서 행복하게]
최은경
<텅 빈 냉장고>(가에탕 도레뮈스, 한솔)는 각자 바쁜 삶을 살던 도시 사람들이 저녁을 함께 먹는 이야기입니다. 거리의 악사가 이웃집 문을 두드리면서부터 시작되는 마법 같은 이야기지요. 자신이 가지고 있는 부족한 재료로는 아무 요리도 할 수 없었지만, 한층 한층 위로 올라가면서 모이는 재료들도 함께 멋진 파이를 만들게 되는데요. 다같이 모여 만든 저녁 식탁은 그림만 봐도 근사합니다. 이번 추석에 온 가족이 모여 이렇게 근사한 저녁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추석 상차림에서 가장 중요한 건 가족의 따스한 정이니까요.
<내 얘기를 들어주세요>(안에르보, 한울림)는 고양이를 잃어버린 아이 이야기입니다. 브루는 고양이를 잃어버리고 슬픔에 빠졌습니다. 카우보이 아저씨도 만나고 까마귀 아줌마도 만나요. 브루가 만나는 모두는 브루의 이야기를 듣고 자신이 더 심각한 고민이 있다는 걸 이야기할 뿐 브루의 슬픔은 외면합니다. 그깟 고양이 잃어 버린 게 무슨 대수냐는 이야기만 듣게 된 브루에게 개 한 마리가 다가와 왜 슬퍼하냐고 묻습니다.
그러자 브루가 "아무것도 아니야"라고 대답합니다. 고양이를 잃어버렸지만 세상에는 훨씬 더 슬픈 일들이 많다며 아무것도 아니라고 말하는 브루에게 개는 "그래도 니 이야기를 듣고 싶다"고 말합니다. 추석 때 오랜만에 만난 친척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서로에게 상처가 되는 말도 많습니다. "공부는 잘 하냐, 취직은 했냐, 결혼 해야지"와 같은 전형적인 이야기들이 그렇죠. 이번에는 질문 하지 말고 어떻게 살아왔는지 서로의 이야기를 말없이 들어주는 추석이 되었으면 합니다.
③ 김현자 시민기자의 한가위책보 [이마를 마주대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