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열린 '금융산업 양질의 일자리 창출 및 비정규직 제로시대를 위한 토론회'에서 발제자로 나선 김영근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공공금융업종본부장이 발언하고 있다.
사무금융노조
생명보험업계 비정규직 노동자가 정규직 등 안정적 고용상태의 노동자보다 5배 더 많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한동안 제조업 등 다른 업권의 비정규직 비중은 감소했지만 금융업권에선 변화가 없었는데, 앞으로는 금융회사들이 고용의 양과 질을 개선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20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열린 '금융산업 양질의 일자리 창출 및 비정규직 제로시대를 위한 토론회'. 이날 발제자로 나선 김영근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아래 사무금융노조) 공공금융업종본부장은 "전산업의 비정규직 비중이 2010년 50.2%에서 지난해 44.3%로 떨어졌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제조업도 30.2%에서 23.5%로 떨어졌는데 금융업은 40%대로 정체돼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금융보험업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양극화는 컸는데, 월평균임금은 비정규직이 정규직의 절반 정도였고 노동시간은 비슷했다는 것이 김 본부장의 설명이다.
보험설계사 등 특수고용노동자도 비정규직으로 봤더니 뚜렷해진 통계이어 김 본부장은 사무금융노조가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2금융권 비정규직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2금융권 전체 비정규직 노동자수는 안정적 고용상태에 있는 노동자들보다 2배가량 많았다. 특히 생명보험업의 경우 이 비율이 519%로 나타났고, 여수신업은 291.4%, 손해보험업은 274% 등으로 집계됐다.
이런 숫자는 노조가 실태조사를 하고 통계를 내는 과정에서 비정규직의 범위를 보다 넓게 정의하면서 나타난 결과다. 사무금융노조는 일반 비정규직뿐 아니라 보험설계사 등 특수고용노동자와 자회사 노동자까지 모두 비정규직으로 봤는데, 이로 인해 이 비율이 대폭 올라간 것이다.
이날 토론자로 참석한 최은실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법률위원장은 이에 대해 "정규직에 대비되는 비정규직 노동뿐 아니라 불안정 노동 전체가 비정규직"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사무금융노조(에서 말하는 비정규직 정의)는 매우 올바른 방식"이라고 말했다.
"계약직 노동자 불완전판매 유인 높아...개선하면 부동산도 안정"이와 함께 김 본부장은 증권업계의 영업계약직 노동자와 보험·카드업계의 특수고용노동자 문제도 언급했다. 그는 "증권업에 종사하는 노동자 가운데 영업계약직 노동자의 비율이 20% 가까이 된다"고 말했다. 이어 김 본부장은 "이들 비정규직의 본봉 비율은 낮고 성과급 비율은 높아 불완전판매 유인이 크다"고 꼬집었다. 일반 소비자보다 금융정보를 더 많이 알고 있는 비정규직 노동자가 돈을 벌기 위해 무리하게 영업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그는 이런 형태의 고용구조 때문에 국민들이 금융회사를 믿지 못해, 남는 자금을 부동산에 투자하면서 부동산 시장이 상대적으로 커지게 된 것이라고 했다. 이어 그는 "증권사를 믿고 노후자금을 금융투자를 통해 마련하겠다는 사람이 많아지면 상대적으로 부동산 시장이 안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김 본부장은 생명보험업종와 손해보험업종에서 특수고용노동자 비중이 각각 485.5%, 188.6% 등으로 높아 문제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들은 사실상 보험사에 소속돼 노동을 하지만 1인 자영업자로 분류돼 노동법과 공정거래 관련 법의 보호를 받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에 김 본부장은 노정협의체를 상시화해 노동문제를 해결하고, 인력 구조조정 문제를 판단할 때 경영자의 책임을 강하게 물을 수 있도록 제도를 정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일자리 양이 중요하다는 금융당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