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술 논술형 문제 포함된 일본 수능 예시문제"다카시 키무라 군이 서술 논술형 문제가 포함된 일본의 수능 예시문제집을 들어보이고 있다.
신향식
지난 7월 7일 낮 12시, 도쿄 신주쿠의 쇼쿠안도리에서 다카시 기무라 군을 만난 뒤 이메일로 추가 취재를 했다. 쇼쿠안도리는 한때 한류 문화의 중심지였으나 지금은 혐한 시위의 집결지다. 기무라 군은 수수한 아날로그 손목시계에 검은 테의 안경을 착용했다. 넥타이를 매지 않은 흰색 와이셔츠 차림으로 곱상하고 지적인 모습이었다.
기무라 군은 일본과 독일의 대학교 수업방식을 차근차근 비교했다. 일본과 독일은 가르치는 방식 자체가 다르다고 잘라 말했다. 일본에서는 교수가 설명을 하고 학생들은 공책 필기를 하고 암기식으로 공부했지만 독일은 토론과 발표와 글쓰기 위주라고 했다. 일본이 '암기'라면 독일은 '사고력'이라는 점에서 가장 차이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일본에서는 교수가 중요한 내용을 강조하면 학생들은 그것을 외워서 답안을 작성합니다. 그래야 좋은 점수를 받습니다. 교수가 짚어준 핵심을 얼마나 정확하게 답변했는지를 놓고 평가하는 겁니다."
기무라 군은 "일본에서는 고등학교나 대학교나 암기식으로 교육하는 건 마찬가지"라면서 "독일 대학에서는 토론하면서 자기주장을 밝히고 그것을 글로 작성하여 평가를 받는다"고 말했다. 기무라 군은 "일본은 대학입시에서도 암기를 중시하는데 한국도 일본과 비슷한 상황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생각하는 힘을 길러주기 위해서는 글쓰기 논술형 시험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독일 대학서 학점 나빠 확인해 보니 "자기 생각이 부족하다" 지적 받아기무라 군은 독일 대학에는 세 가지 종류의 수업이 있다고 전했다. 첫 번째는 일본처럼 공책에 필기하고 암기하는 방식이다. 독일 대학 수업의 20~30%가 여기에 해당된다고 했다. 그런데 독일에서는 이 수업방식을 중시하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두 번째로는 토론 수업이라고 설명했다. 학생들끼리 열심히 논쟁하고 교수는 토론이 잘 진행되도록 보조 역할을 하는 데 그친다. 약 20~30%가 이 수업에 속한다고 한다.
세 번째 방식은 첫 번째와 두 번째 방식이 섞여 있는 수업이다. 물론 암기할 내용이 많지만 교수는 그것을 바탕으로 학생들이 자기 생각을 표현하거나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도록 이끈다.
"학점이 좋지 않게 나온 과목이 있어서 확인해 보았습니다. 제 생각을 별로 적지 않은 데 원인이 있더군요. 그 다음 시험부터는 주장을 강하게 밝히면서 논거를 제시했습니다. 그랬더니 교수님께서 칭찬해 주셨습니다. '답안을 작성하는 핵심적인 방법을 터득한 것 같다'고 하시더군요. 이처럼, 일본과 독일의 대학 교육은 수업 방식과 평가 방식이 완전히 다릅니다."기무라 군은 "일본과 독일의 이공계 대학은 어떤지 모르겠다"면서도 자신이 겪은 영문학과 언어학, 비교문학 계열의 수업은 앞서 지적한 대로 차이점이 많았다고 덧붙였다.
왜(Why), 왜(Why), 왜(Why)... 따져 들어가는 독일 교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