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카셀 도큐멘타 메인도록 표지. 카셀은 시대정신의 기록하는 미술전시회라고 해석해도 좋으리라 ⓒ presse[at]documenta.de
Documenta 14 Kassel
1955년 카셀 도큐멘타를 창립한 사람은 화가이자 카셀 대학 예술대학 교수인 '아르놀트 보데(A. Bode)'다. 그는 '도큐멘타(documenta)'라는 독특한 표제를 달았다. 왜 전시가 아니고 '도큐멘타'인가? 그건 바로 나치에 의해서 왜곡되고 말살된 독일모더니즘 미술을 재확립 때문이었다. 그래서 더 꼼꼼하고 충실한 기록과 자료가 필요했던 것이 아닐까.
히틀러가 1933년 나치가 집권하면서 1937년 뮌헨에서 대규모 '퇴폐미술전'을 열어 '키르히너, 그로스, 딕스, 베크만' 같은 당시 대가들을 112명 작가와 함께 '퇴폐예술가'로 매도했다. 결국 이들 작품 등 1만7000점을 강제 소각한다. 그러니 이렇게 훼손된 독일미술의 기록 즉 도큐멘타를 복원시켜야 한다는 당위성이 나오는 것은 당연하다.
카셀이 '도큐멘타'가 되면서 이 미술전시의 특징은 전시 이상이 되었다. 미술사뿐만 아니라 문헌학, 문화인류학 그리고 문화예술의 담론생산 등이 아주 중요하게 된 것이다. 이런 점을 감안해볼 때 현대미술의 키워드가 바로 이런 '확장개념'이 아닌가 싶다.
카셀 전시가 난해하게 보이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서 온다. 여기에 출품된 작품을 감상하기가 그렇게 수월치 않다. 작품 속에서는 요즘 이슈가 되는 난민, 젠더, 인종, 전쟁, 테러리즘 등의 문제도 거론된다. 이뿐만 아니라 인류가 처하고 있는 경제, 사회, 종교 전반에 대한 이야기가 용해돼 있다. 이번에 난 현대미술의 접근을 위한 센 예방주사를 맞은 셈이다.
누가 카셀을 최고의 전시로 만들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