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주 소성리로 진입하는 초전면 삼거리9월 7일 오전 10시, 사드 차량 진입 작전을 마친 경찰 차량들이 철수하고 있다
유문철
긴급요청, 내일 새벽 사드 배치, 소성리로 모여라!
"긴급요청. 국방부 사드 배치 발표 예정. 내일 새벽 사드 반입 예정. 소성리로 6시까지 모여 주세요."6일 오후 두시. 농민회 긴급 문자가 들어왔다. 기어이 사드 추가 배치가 진행되는가 보다. 속이 탔다. 가을비가 추적추적 내리기 시작한다. 농민회원들에게 연락을 돌렸다. 한창 가을 농사일을 하다가 피곤에 지쳐 다들 쉬거나 막걸리 잔을 기울이고 있다. 당장 성주로 달려갈 수 없는 상황이다. 급한 마음에 혼자라도 가볼까 궁리해 보지만 차가 없다. 단양에서 성주까지 160Km. 차로 두 시간 거리. 물리적 거리보다 마음의 거리가 무겁게 짖누른다. 이를 어쩐다?
밤새 SNS로 소성리 상황을 안절부절하며 지켜 보았다. 가을비를 맞으며 소성리에 모인 주민들과 시민들이 다가오는 사드를 막기 위해 만전의 준비를 하고 있었다. 경찰이 무려 8천명이 밀려들었고 소성리는 포위되었다. 자정. 경찰이 사드 진입 반대 시위대를 끌어내기 시작했다. 400 명 대 8000명. 차와 트랙터에 몸을 쇠줄로 묵고 밤새 저항해 보지만 중과부적. 400명 전원이 경찰 손에 붙잡혀 길가로 끌려 나갔다. 아침 8시 마침내 사드 차량이 활짝 열린 도로를 따라 지나갔다. 사드 차량이 지나가는 걸 울분에 차서 바라보는 주민과 시민들은 오열을 터뜨렸다.
뒤늦었지만 단양군 농민회원과 성주를 향해 내달렸다. 두 시간을 달려 남김천 IC에 들어섰다. 미군 유류트럭과 미군들, 경찰들이 보였다. 경찰은 길목마다 늘어서서 소성리로 가는 길을 막았다. 소성리 방향 갈래길에서 경찰이 차를 세웠다.
"어디 가십니까?" "그건 왜 묻죠?""소성리 쪽으로는 못갑니다."
"왜죠?""사드 반대 시위대가 길을 막아서 못갑니다."경찰이 거짓말을 한다. 소성리로 가는 길을 막는 건 경찰이지 시위대가 아니다. 차를 돌려 소성리로 가는 방향을 찾았다. 다음 길목에서 제지하는 경찰에게 성주군청에 볼 일 보러 간다고 했다. 이번에는 통과다. 온 길에 경찰버스와 트럭, 경찰들이 깔렸다. 작은 시골에 이 무슨 난리인가? 흡사 민란이라도 났단 말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