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수의 제왕 사자어미 사자와 새끼 사자로 보인다. 사람들이야 와서 보거나 말거나 별 관심도 없는 표정이다.
김광철
지난 7월 31일 남부 아프리카 5개국 여행팀 전현직 교사 8인으로 구성된 '청바지' 팀은 보츠와나 초베국립공원으로 사파리 투어를 가기 위하여 새벽 4시부터 일어나 사파리 투어 차량에 몸을 실었다. 새벽에 일어나기 위하여 밤잠도 제대로 이루지 못한 채 졸린 눈을 비비면서 사파리 차량에서 나누어준 담요 한 장씩을 받아들고 차에 올랐다.
보츠와나 초베국립공원은 아무리 아프리카이지만 태양이 멀리 북회귀선 근처를 맴돌고 있는 계절인지라 새벽녘은 꽤나 쌀쌀했다. 한국에서는 섭씨 35도를 넘나드는 날씨 때문에 찜통 더위에 사람들이 다 기진맥진해 있는데, 우리 청바지 팀은 사파리 차량 안에서 추워서 오들오들 떨고 있으니 비로소 여기나 남반구인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 트럭 위에 차벽도 없이 사람들이 앉을 수 있도록 제작된 의자에 앉아 하루 중 제일 기온이 내려가는 새벽 5시 경을 빠른 속도로 달리고 있는 사파리 차량 위에서 다들 새벽 찬 공기에 춥다고들 아우성이었다.
차는 그렇게 달리지만 가면서 신기한 광경들이 나타나면 카메라 셔터를 계속 눌러댔더니 찬 공기에 노출된 손이 시려왔다. 그 시린 감각은 사파리를 한창 진행하는 중에도 좀처럼 풀려오질 않아서 애를 먹었다. 손을 비비기도 하고 엉덩이 밑에 깔고 앉아 있기도 하지만 쉽지가 않았다. 그러다가도 사진을 찍을만한 것이 나타나면 여지없이 사진기 셔터를 눌러대니 더욱 그럴 수 밖에 없었다.
이렇게 1시간 가량 달린 우리 사파리 차량은 어느 숲으로 들어가다가 앞선 차가 되돌아 나오는 것을 보고 차를 돌려 그 차를 쫓아갔다. 좀 가다보니 눈앞에 사파리 차량 세 대가 세워져 있는 것을 발견하였다. 우리 차량 기사가 '라이언'이라고 소리를 치자 우리 청바지 팀은 이때부터 긴장을 하기 시작했다.
우리 차량도 그들 차량 옆에 바짝 갖다대고 사람들이 눈길이 모여 있는 곳으로 눈길을 주었다. 야트막한 언덕바지의 작은키나무들 숲 속에 사자 한쌍이 바위 앞에 태연하게 웅크리고 앉아있는 것이 아닌가? 차들이 세워져 있는 곳에서 100여 미터 밖에 안 떨어진 곳이었다. 사자들은 사람들이 이런 호들갑을 수도 없이 보아서 그런지, 보거나 말거나 별 관심도 없는 표정으로 사람들한테 눈길도 주질 않았다. 어스름한 새벽녘이어서 빛도 부족한데 거리마쳐 제법 떨어져 있으니 그 모습이 선명하지도 않았다. 그래도 사람들은 다들 카메라 셔터 누르느라 정신이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