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빠가 수영할 때 서하는 할머니와 함께 있습니다. 그런데 언제 그 품을 떠나 온 집안을 뒤집은 건지, 원.
김미리내
이 집은 무슨 집이 이리 시누이와 올케 집안이 죽이 잘 맞는데요? 첨 봤습니다. 시어머니와 손위 시누이, 얼마나 무서운 존재입니까. 그런데 딸내미는 그렇지 않은 모양입니다. 그 식구들이 얼마나 좋으면 그러겠습니까. 사흘이 멀다 하고 세 집이 어울려요.
시집 대표 시어머니는 물론 시누이 가족, 딸내미 가족 이리 어울려 강릉과 속초 쪽으로 여름휴가를 간 모양입니다. '카카오스토리'에 아이들 담은 사진을 틈틈이 보거든요. 애들 자라는 모습이 궁금해서 못 견디거든요. 그들 일행이 강릉에 있는 걸 이미 알고 있었답니다. 그런데 그만 서하가 일을 저지른 거죠.
서하는 아직 어리기에 누가 곁에서 보살펴 주어야 합니다. 그런데 식구들이 물놀이 삼매경에 빠진 것 같습니다. 시어머니도, 엄마도, 시누이도 찰나를 놓친 겁니다. 식구들의 감시(?)가 소홀한 틈을 타 '뛰어다니는 경고등'에 불이 확 들어와 버린 거죠. 허.
아이는 까무러쳐 울고, 손에서는 피가 줄줄 흐르고, 손가락 마디뼈가 보이고.... 딸내미와 식구들이 놀랐을 것을 생각하면 지금도 오금이 저려 옵니다. 그렇게 '뛰어다니는 경고등'을 싣고 서울의 큰 병원으로 달린 겁니다. 우리 부부는 그사이 하나님을 찾았고요. 멀어 달려갈 수도 없고.
'뛰어다니는 경고등' 손녀의 수술과 입원 그리고 완치오른손 중지, 약지 각 2~3방씩 봉합 수술 후 3박 4일간 입원한 손엔 수술 땜에 깁스또 한 손엔 링거 땜에 깁스양손을 휘두르며 온 병원을 누비고 다니던 말괄량이 아가씨지금은 넘 미안해서 아릿하다. ㅠㅠ딸내미가 SNS에 남긴 병원 스케치입니다. 그리고 두 주 만에 실밥도 뽑고 그리고 또 두 주 후엔 통원치료를 안 해도 된다는 의사 선생님의 통고를 받고 완치를 선언했습니다. 아내가 그럽니다. 전화 통화를 하며 여린 딸내미가 자꾸 운다고요.
'지못미' 울음인 거지요. "자기 탓이라 여겨 눈물 나고, 너무 고생시켜 미안해 눈물 난데요." 그런데 딸내미 말을 전하는 아내는 왜 우는 겁니까. 엄마의 딸, 그 딸의 아이 그리고 다시 역으로 그 아이의 엄마, 그 엄마의 엄마, 이들의 사랑의 고차원 방정식은 풀려야 풀 수가 없습니다.
눈물만이 그들의 사정을 알겠지요. 그래서 '사랑은 눈물의 씨앗'인가요? 나훈아는 벌써 알았던 건가요? 시나브로 아이는 함박웃음을 지으며 우리 품으로 그 못생긴 얼굴을 들이밉니다. 한바탕 소동을 치른 후에도 아이의 해맑은 웃음은 여전하군요. 감사한 일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