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악사회복지 서로배움터가 기획한 '사랑과 평화의 실천가 묵자'를 강의하고 있는 저자 박영하 운영위원장.
박영하
그는 1998년 관악사회복지의 독거노인 반찬배달 학생모집 전단지를 보고 학생들과 함께 자원봉사를 시작했습니다. 행방불명 된 아들을 둔 할머니는 그를 아들처럼 대했습니다. 맹인 할아버지는 찾아갈 때마다 눈뜬 사람들보다 더 환한 웃음으로 반겨주었습니다. 폐지를 줍는 할머니는 받기만 해서 미안하다고 하더니 어느 날은 폐지를 팔아 모은 돈으로 음료수를 대접해 주었습니다.
열무김치로 양푼 비빔밥을 만들어 나누어 먹었습니다. 홀로 사는 할머니와 할아버지들을 모시고 소풍을 갔습니다. 휠체어에 태우고, 지팡이를 부축하고, 업고 모시고 가서 멋진 공연을 보여드렸습니다. 옥빛 한복을 곱게 차려 입고 소풍에 나섰던 할머니와 거동이 불편했던 어르신은 "선생님과 학생들 때문에 외로움을 달랬다"는 따뜻한 말을 남기고 먼 나라로 떠나셨습니다.
"오늘(지난 9월1일)이 저의 54번째 생일입니다. 저를 낳아주신 분은 부모님이시지만 저를 사람답게 살 수 있도록 키워주신 분들은 삶이 고달픈 어르신들입니다. 제가 나눔의 기쁨과 겸손의 가치를 알고 행할 수 있도록 따뜻하게 이끌어준 모임이 있습니다. '낮은 곳에서 일구는 희망의 숲'인 (사)관악사회복지가 그곳입니다. 저의 생일을 축하해주는 대신 관악사회복지를 응원해주십시오."그는 자신의 생일 축하 대신 관악사회복지 후원을 부탁했습니다. 20년간 가난한 어르신들을 섬긴 그는 화장실도 없는 무허가 주택에서 춥거나 덥게 사는 독거 어르신들과 함께 보낸 세월이 소중했다고 말했습니다.
자신이 어르신들을 도운 것 같지만 실은 타락할 수도 있었던 자신을 인간의 길로 인도해주신 은인들이 어르신들이었다고 고마워했습니다. 낮은 곳에서 희망의 숲을 일구는 관악사회복지는 첫 사랑 같은 곳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관악사회복지는 첫 사랑 같은 곳입니다. 사회에 첫 발을 내디디면서 인연을 맺은 뒤, 이렇게 오랫동안 삶을 이야기하고 정을 나누다보니 가족처럼 되어버렸습니다. 부모형제와 가족들에게는 죄송하지만 가족과 형제와 보내는 시간보다 활동가와 어르신과 마을 아이들과 보낸 시간이 훨씬 많습니다. 저에게 관악사회복지는 사랑의 공동체이고 활동가들은 인생의 아름다운 동반자들입니다."가난한 운영위원장인 그는 자신이 펴낸 <묵자>(풀빛) 6쇄 인세를 최근에 기부했습니다. 이 책의 이전 인세 절반도 기부했습니다. 그리고 자신이 기획하고 15명의 저자와 공동 출판한 <질문하는 십대, 대답하는 인문학>(풀빛) 5쇄 인세 전액을 공동 저자들에게 동의를 구해 관악사회복지에 기부했습니다. 빚에 쪼들리고 마이너스 통장을 사용하는 그는 가난해도 여유 있게 사는 노하우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의 노하우를 조만간에 배워야겠습니다.
어느 소년원생의 꿈